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9일 수백만원을 받고 필리핀에서 토익(TOEIC) 시험을 보게 한 뒤 성적을 위조해준 에듀토익 실장 김모(37ㆍ여)씨를 구속했다. 또 속칭 '바지사장' 권모(34)씨와 돈을 내고 성적 조작을 부탁한 회사원 오모(34)씨 등 응시자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해 4월부터 "속성으로 토익 성적을 올려주겠다"는 업체 홈페이지 광고를 보고 찾아온 대학생, 직장인 등 24명에게 총 8,500만원을 받고 성적을 위조해준 혐의(사문서 위조)다. 성적은 700점에 200만원, 900점에 300만원에 거래됐다.
업체측은 국내에서는 토익 응시기회가 한 달에 1회인데 반해 필리핀은 48회 시험을 볼 수 있으며, 토익 성적도 응시후 이틀 만에 나오는 점을 강조하며 응시생들을 끌어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응시생 중 7명은 위조한 성적으로 법학전문대학원에 지원했으며, 4명은 카투사, 2명은 공기업 등에 원서를 낸 것으로 경찰 수사결과 밝혀졌다. 그러나 대학, 기업 등이 토익 성적표 진위 여부를 한국토익위원회에 확인하는 과정에서 조작 사실이 드러나 이들 중 최종 합격자는 없었다.
경찰은 적발된 응시자들이 '필리핀 현지에서 기출문제를 나눠줬을 뿐이다' '기출문제를 외운 후 시험장 안에서 쪽지를 전달해 성적을 올렸다' '성적표에 기재된 점수만 조작했다' 등 엇갈린 진술을 함에 따라 정확한 조작 수법을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또 주요 공범인 신모(31)씨와 검거되지 않은 응시자 10명의 소재 파악에 나섰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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