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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잔혹사' 한계점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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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잔혹사' 한계점 넘었다

입력
2009.01.1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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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의 무차별 공격으로 가자지구가 생지옥으로 변하고 있다. 미처 수습하지 못한 시신이 동물의 먹잇감으로 전락하고 아이들은 싸늘한 부모의 품에서 울고 있다. 외신이 '대재앙의 꼭대기'라고 표현할 정도다. 이스라엘은 그러나 유엔 휴전결의안을 외면한 채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증파하는 '3단계 작전'을 준비중이다. 주말인 10일에도 자발리야를 공습, 민간인 9명을 사살했다. AFP통신은 팔레스타인인 사망자가 857명으로 늘었고 3,5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먹잇감으로 변한 시신

AP통신 등에 따르면 가자지구에는 자원봉사자를 포함, 의료진 400여명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며 환자를 돌보고 있다. 그러나 전기, 상수도가 붕괴되고 구호, 의료물자가 부족해 거리마다, 병원마다 시체 썩는 악취가 코를 찌르고 있다.

카말 애드완 병원의 의사 쇼키 살레는 "(병원에서 수용하지 못해) 거리에 널려 있는 시체를 개, 쥐가 뜯어먹고 있다"며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참혹하다"고 말했다.

의료봉사활동을 하는 아흐메드 아부 살은 "아홉 살 소녀가 며칠 전 숨진 것으로 보이는 엄마의 품에서 떨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며 "발견 당시 소녀는 탈수증세로 살려달라는 말도 못했다"고 말했다. 소녀는 민간인을 주택에 몰아넣고 무차별 공격, 30명을 숨지게 한 제이툰 마을에서 발견됐다.

이스라엘에서도 반전시위

영국 런던에서는 10일 시위대 2만명이 '학살을 멈추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이스라엘 대사관과 하이드파크 부근으로 몰려들었다. 일부는 경찰을 향해 막대기와 돌을 던졌으며 이 과정에서 15명이 연행되고 경찰도 3명이 다쳤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3만여명이 가두행진을 했으며 180명이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체포됐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도 시위대 3만명이 피 묻은 담요와 어린이 시신 모형을 들고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그리스 아테네, 독일 베를린, 이탈리아 밀라노, 노르웨이 오슬로, 스웨덴 스톡홀름 등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시위가 열렸다. 미국에서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대 1만여명이 백악관 주변에서 거리행진을 시도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좌파진영이 전쟁에 반대하는 첫 시위에 나섰다.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인권단체 피스나우는 10일 밤 텔아비브의 국방부 청사 앞에서 6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반전시위를 했다. 시위자들은 "병사들이 더 이상 목숨을 잃어서는 안된다"라며 "당장 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리아에 망명 중인 하마스 최고 지도자 칼레드 마샬은 10일 알자지라 방송에 출연해 "이스라엘의 공격은 '홀로코스트'에 해당한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으며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스라엘은 미국의 살인 병기"라고 주장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앞서 9일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에게 연락해 휴전결의안이 무시된 채 무력사용이 계속되고 있는데 대해 깊은 실망감을 나타냈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은 "국제법을 위반하면 책임을 져야 하다"며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격에 따른 가자지구 주민들의 인권침해 사례를 유엔 차원에서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오바마 중동사태 특별팀 창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20일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중동 사태를 전반적으로 다룰 특별팀을 창설할 것이라고 11일 밝혔다. 오바마는 이날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지금 특별팀을 구성하고 있으며 20일이면 전반적인 중동 평화문제에 즉각 관여할 수 있는 최고의 인물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는 "특별팀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전략적인 접근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철원 기자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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