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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영화산업 경쟁정책보고서/ 빅3가 시장 장악… '과점 스캔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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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영화산업 경쟁정책보고서/ 빅3가 시장 장악… '과점 스캔들'도

입력
2009.01.1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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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영화시장 만큼 대기업(재벌) 자본에 의해 철저히 장악된 곳도 드물다. CJ, 오리온, 롯데 등 빅3의 '삼국지'라도 해도 틀린 말은 아니란 지적이다.

1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놓은 <영화산업에 대한 경쟁정책 보고서> 에 따르면,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우리나라 영화유통시장은 CJ, 오리온, 롯데 등 대기업 계열 3대 메이저의 '과점체제'로 짜여져 있다. 영화유통망은 배급-극장상영-케이블TV방영으로 연결되고 있는데, 각 수익창구를 이들 빅3가 54~79%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CJ는 케이블TV(CJ미디어)를 제외한 배급(CJ엔터테인먼트) 상영관(CGVㆍ프리머스)에서 점유율 1위를 보이는 등 모든 시장을 3분의1이상 점유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영화산업은 사실상 CJ제국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고 말했다.

우선 배급시장에선 CJ엔터테인먼트가 30.6%를 차지하고, 오리온 계열사인 미디어플렉스(14.3%), 한국소니픽처스(9.7%) 롯데엔터테인먼트(9.1%) 등이 그 뒤를 따랐다.

영화관과 관련해선, 연 1억5,000여만명에 달하는 국내 유료관객 가운데 10명 중 4명꼴로 CJ가 운영하는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 CGV와 프리머스를 찾았다. 롯데시네마(18.4%) 메가박스(12.0%)가 뒤를 이어 3개사가 70%를 차지했는데, 빅3의 스크린 점유율이 60%인 점을 감안하면 관객들이 대기업이 운영하는 멀티플렉스에 상대적으로 많이 몰린다고 할 수 있다.

케이블TV 영화시장에선 OCN(45.5%)과 CJ미디어(33.9%) 2개사가 79.4%의 점유율을 보였다.

대기업자본에 의한 영화시장의 장악, 그리고 '빅3 쏠림'현상이 심해지자 공정위도 이 문제를 예사롭지 않게 보기 시작했다. 독과점에 의한 불공정거래 문제가 야기될 공산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4월 5대 영화배급사와 빅3 멀티플렉스가 영화관람료 할인 혜택 중지를 담합한 사실을 적발해 69억여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최근 영화계에서 7년째 7,000원으로 제자리걸음인 관람료를 9,000원으로 인상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공정위는 이에 관련해서도 "영화업자들이 서로 합의해 관람료를 공동으로 올리면 문제가 된다"고 쐐기를 박았다.

배급-영화관-케이블TV등 영화시장이 대기업 중심의 수직 계열화가 심화하면서 계열사에만 유리하게 거래하는 불공정 행위도 우려되고 있다. 즉 CJ엔터테인먼트, 미디어플렉스 등의 대기업 배급사가 계열사 케이블TV채널에만 상영작을 차별적으로 제공, 케이블TV영화시장에서 OCN과 CJ미디어의 2강구도가 굳어졌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공정위는 블록버스터 개봉시 심할 경우 전국 2,000여개 스크린의 절반 가까이를 싹쓸이하는 '와이드 릴리스(광역개봉)'에 따른 스크린 독과점으로 인해 소비자가 작품 선택권을 제한받는 경향도 심화하고 있는데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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