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데스크의 경제전망대] '실물위기의 신호탄' 쌍용차 후폭풍 촉각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데스크의 경제전망대] '실물위기의 신호탄' 쌍용차 후폭풍 촉각

입력
2009.01.12 09:52
0 0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은 굉장한 자동차광이었다. 미국 유학시절 레이싱 스쿨까지 다녔고, 차를 직접 분해ㆍ조립할 만큼 기술에도 일가견이 있었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이 자동차사에 뛰어들었을 때(1986년 동아자동차 경영권인수→1988년 쌍용자동차로 사명변경)도, 비즈니스적 판단 보다는 개인적 동기가 훨씬 더 강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오너의 열정 때문이었을까. 규모에 비해 쌍용차엔 확실히 특별한 뭔가가 있었다. 만약 쌍용차가 없었다면, 우리나라에서 4륜 구동이 지금처럼 대중화될 수 없었을 것이다. 고급세단시장의 지평을 넓혀준 것 역시 쌍용차(체어맨)의 힘이 컸다는 평가다.

그러나 쌍용차의 역사는 비운의 연속이었다. 쌍용그룹과 김석원 전 회장이 무너진 것도 결국은 자동차 때문이었다. 1998년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이 쌍용차를 넘겨 받았지만, 금이 간 기둥 위에 짐을 얹은 격이었다. 대우도, 김우중 회장도 몰락했고 쌍용차는 워크아웃으로 넘어가고 말았다.

쌍용차의 현 대주주인 중국 상하이차가 지난 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인수한지 고작 4년여 만에 사실상 손을 떼겠다고 나선 것이다. 기술까지 가져간 터라, 더욱 괘씸하게 느껴진다. 어쨌든 20년간 세 명(쌍용 대우 상하이차)의 주인이 떠나고 10년도 못돼 두 번이나 수술대위(워크아웃 법정관리)에 오르게 됐으니, 아무리 회사라 해도 쌍용차의 운명은 참으로 기구하다 하겠다.

이번 주 경제계의 초점은 단연 '쌍용차 법정관리'가 몰고 올 후폭풍이다. 쌍용차 자체의 생산차질이나 고용불안도 문제지만, 수많은 협력업체에 미칠 파장이 더 우려된다.

'금융위기가 실물위기로 번진다'는 얘기를 자주 들어왔는데, 쌍용차 사태가 바로 그런 경우로 보여진다. 아무리 애국심이 우러난다해도, 쌍용차 법정관리는 중국인들의 '먹튀' 근성 때문이 아니라, 금융위기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에 근본원인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곤란하다.

쌍용차는 금융위기로부터 전이된 실물경제 위기의 신호탄이다. 수출과 내수가 모두 막혀 결국은 쓰러질 수 밖에 없는 제2, 제3의 쌍용차가 앞으로 얼마든지 나올 것이란 얘기다. 정부도 재계도 금융권도 이번 사태에 각별히 주목해야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성철 경제부차장 sclee@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