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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고 전형 방식에 우려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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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고 전형 방식에 우려 봇물

입력
2009.01.1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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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문을 여는 자율형사립고 입학 전형 방식이 1단계 서류전형→ 2단계 개별면접→ 3단계 무작위 추첨 등 국제중의 다단계 전형과 유사해 '전형안 베끼기'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 확정한 자율고 전형안은 서울 부산 경기 등 평준화 지역의 경우 해당 지역 중학교 출신에 한해 지원할 수 있는 광역 단위 선발 방식을 취하되 전형은 1단계 서류심사 후 정원의 5배수 내외 선발, 2단계 개별면접으로 3~5배수 선발, 3단계 추첨 선발로 하도록 했다.

강원 등 비평준화 지역 전형은 학교 자율에 맡겼지만, 평준화 지역 처럼 3단계 전형을 실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하지만 이 같은 선발방식은 국제중 전형안을 답습한 것이어서 "자율고도 로또 선발에 가세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신입생을 선발한 서울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의 경우 1단계에서 교장 추천서와 학생부를 활용해 정원의 최대 5배수를 뽑았는데, 자율고 1단계 전형방식도 거의 유사하다.

2단계 개별면접을 통한 3~5배수 추려내기 방식 역시 동일하다. 최종 합격자 선발은 '운'에 맡기게 한 무작위추첨 또한 국제중 방식과 같다.

교과부는 자율형사립고 운영 방안 확정에 앞서 지난해 하반기 정책토론회를 열어 전형방식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 국제중 전형을 베낀 꼴이 됐다.

교과부 관계자는 "외국어고나 자립형사립고 처럼 별도 시험이나 면접만으로 신입생을 뽑는 것도 고려했지만 시행 첫해인 만큼 '안전하게 가자'는 의견이 많아 그렇게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과정과 학사 운영 등에 100% 자율성이 확보되는 자율고가 공정성 시비에 휘말린 국제중식 '묻지마 추첨'을 도입하게 되면 학생 선발 자율권이 부여된 제도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것은 물론 심각한 후유증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실력이 뛰어난 학생들이 낙방할 소지는 얼마든지 있고, 성적은 다소 낮지만 창의성이나 사회성 등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학생들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교육계에서는 자율고의 로또 선발 방식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흥주 한국교육개발원 교육분권연구실장은 "전형은 학교 자율에 맡기되 학생의 소질과 적성, 창의성 등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방법을 다양화 특수화 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육정책연구실장은 "국가 또는 시도에 의한 획일적인 추첨제는 학교 건학이념과도 맞지 않는다"며 "학력 이외에 봉사활동, 리더십, 특기 등 비학력적 요소를 전형에 구체적으로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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