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당국이 은행들로 하여금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12%를 계속 맞출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그간 자본확충에 얽매여 신규 대출을 꺼렸던 은행들이 가계와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자금지원에 나설지 주목된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9일 신한은행 본점을 방문한 자리에서 "구조조정을 통해 부실처리를 확실히 하고 중소기업 지원을 열심히 해서 BIS 비율이 12% 이하로 떨어지는 것은 상관 없다"며 "경영실태평가상 우량은행으로 판단하는 기준은 BIS 비율 10%"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기업 지원을 게을리 하고 부실처리를 하지 않으면서 BIS 비율을 유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작년 연말까지 기본자기자본비율 9%, 자기자본비율 12%를 달성하라고 권고한 것은 기업 및 가계 지원여력을 확보하라는 뜻이었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특히 이번 설을 맞아 기업들의 운용자금이 부족하지 않도록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이처럼 금감원이 BIS 비율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보인 것은 무엇보다 은행들이 당국의 권고치를 유지하기 위해 적극적인 실물경제 지원을 기피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애초 BIS 비율 12% 기준은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은행의 선제적 자본확충이 목적"이라며 "이 기준을 달성하고 나서는 구조조정을 하면서 시중에 자금도 적극적으로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은행들의 BIS 비율이 악화될 경우 은행에 추가적인 자구노력을 권고하거나 자본확충펀드를 통해 자금수혈을 해주겠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BIS 자기자본비율은 위험가중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것으로, 이중 자기자본은 자본금 등 기본자본과 후순위채 등 보완자본으로 구성된다.
한편 이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올해 17개 은행이 설날을 앞두고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에 9조1,450억원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부 은행은 설자금 지원시 신용평가등급에 따라 0.2~2.2%포인트 수준에서 대출금리를 낮춰주는 등 우대금리를 적용할 방침이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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