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차가 쌍용차를 법정관리에 넘긴 결정은 대주주로서 정상화 방안을 내놓겠다는 입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서프라이즈’다. 법정관리 신청은 가정으로 치면 부모가 자식을 내다 버리는 격이다. “자식을 키우지 못하겠으니, 보육원에서 어떻게 좀 해보라”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물론, 집안 형편이 워낙 좋지 않는 데다 자식이 정말로 애물단지일 경우 다른 방법을 택하는 것 자체를 무조건 비난할 수만은 없다.
문제는 법정관리 신청이후 상하이차 태도다. 상하이차는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난 9일 이후 자신의 책임에 대한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오히려 딴소리만 가득하다.
상하이차는 법정관리 신청이후 “대주주로서 책임을 갖고 쌍용차 위기 극복에 노력하겠다” “회사 회생에 적극 나서겠다” “경영정상화에 총력을 다하겠다” 등 막연한 보도자료만 내놨다. 자식을 보육원에 던져 놓은 부모로서 구체적인 계획없이 ‘앞으로 잘 살도록 지원하겠다’는 정도의 말만 늘어놓고 있는 것이다.
물론 법정관리 신청이 오너와 경영진 잘못만은 아니다. 밥그릇만 챙기려는 노조와 상황변화 대응에 미숙한 정부와 산업은행 모두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그렇더라도 1차적 책임은 오너에게 있다. 일반적인 오너들 처럼 사재 출연까지는 못할망정 앞뒤가 맞지 않는 말로 책임 회피하기에만 급급해서는 안된다.
법정관리는 기업회생에 치명적이다. 고객들이 파산 가능성이 높은 기업의 차를 살리 만무하고 당연히 기업은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쌍용차보다 더 어려운 미국 ‘빅3’가 법정관리(파산보호)를 신청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상하이차의 쌍용차 법정관리는 ‘먹튀’라는 비난을 받고있다.
상하이차는 중국의 국영기업이다. 중국이 프랑스 열차기술을 도용해 수출까지 하고 있다는 중국과 프랑스간 최근 논란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중국은 이제 ‘상거래에 관한한 결코 대국이 아니다’는 비난에서 자유롭도록 처신해야 한다.
경제부 박기수기자 blessyou@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