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ㆍ형사 재판과정에서 판사의 고압적인 말투와 권위적 자세가 이번에는 동료 판사들에 의해 지적됐다. 강원 춘천지법이 지난해 3~12월 도내 14개 재판부의 재판 진행상황을 동료 판사들을 통해 자체 모니터링한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우선 일부 판사들의 말투와 소송 관계인을 대하는 태도가 가장 큰 문제로 꼽혔다. 법정에서 "저기요" 등과 같이 지나치게 일상적인 말, "똑 같은 말을 몇 번씩 해야 합니까?"와 같이 강하고 고압적인 말투, "그거 정리하면 되겠네요"와 같은 지나친 생략 어법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됐다.
턱을 괴거나 팔짱을 끼는 자세, 말끝을 흐리거나 혼잣말 어투, 의자 등받이에 바짝 기대고 앉아 소송 관계인을 내려보는 듯한 고압적인 자세도 고쳐야 할 점으로 꼽혔다.
"내가 기록이나 증거 등을 자세히 못 봤는데…"라는 표현은 재판부가 심리를 충실하게 진행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해서는 안 될 발언으로 지적됐다.
물론 모범적인 사례도 많았다. A 판사는 재판 중 모든 소송관계인에게 "아무개씨"라는 호칭을 붙이는 등 존대어를 사용해 동료 판사들의 호평을 받았다. 소송관계인과 시선을 맞추며 진지하게 경청하거나, 법률 용어를 알기 쉽게 설명한 경우도 좋은 사례로 뽑혔다.
춘천지법은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바람직한 법정 언행 매뉴얼'을 제작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해 11월 24일~12월 12일까지 민ㆍ형사 소송 당사자 및 변호인 등 13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춘천지법을 포함한 사법부를 신뢰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68%가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라고 응답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증거 채택이 공정하고 공판절차에서 증거조사가 잘 실시되고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중 74%가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라고 답했다.
춘천=곽영승 기자 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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