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9일 "국내 경기가 (예상보다)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0.5%포인트가 내린 기준금리의 추가인하 가능성도 시사했다. 시중은행의 예금ㆍ대출 금리도 상당기간 초 저금리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3.0%에서 2.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금통위는 중소기업을 위한 저리 대출인 총액한도대출 금리도 1.75%에서 1.5%로 낮췄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만 만에 2.75%포인트 낮아져 지난달 1%포인트 인하 이래 사상 최저수준을 또다시 경신했다.
연이은 대폭 금리인하의 배경은 무엇보다 예상을 뛰어넘는 실물경기의 가파른 하강세다.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금리 하락을 유도하고 유동성을 풍부하게 해 경기 급락을 막고자 하는 것이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작년 4분기 성장률은 3분기보다 상당히 큰 폭의 마이너스를 나타낼 것이 확실해 보이며 이런 점에서 올 해는 경제활동 측면에서 매우 나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한은이 지난달 0.7%로 전망한 작년 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며 2.0%였던 올해 성장 전망치도 크게 낮아질 수 있음을 뜻한다. 그는 "앞으로 이를 충분히 고려해 가며 통화정책을 펴 나가겠다"고 말해 향후 금리 추가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이날 시중은행들도 잇따라 예금금리를 내리며 사상 최저 금리권에 진입했다. 우리은행은 다음주(14일)부터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기존 연 4.3%에서 4.1%로 내리기로 하는 등 예금금리를 0.2~0.5%포인트 내리기로 했고 하나은행도 예금금리를 이날부터 최고 0.6%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각종 변동형 대출금리의 기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이미 사상 최저 수준에 접어든 데 이어 이날도 전날보다 0.07%포인트 내린 3.18%로 마감됐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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