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둥이’ SK 김광현과 두산 김현수(이상 21)의 자존심 대결이 3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각각 팀의 우승과 준우승을 이끈 김광현과 김현수는 한국시리즈 5경기와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불꽃 튀는 경쟁을 펼쳤다. 둘의 경쟁은 2009년에도 진행형이다. 투타대결, 득표대결에 이어 이번에는 ‘머니 게임’이다.
또 웃는다-김광현
김광현은 지난해 김현수를 두 번이나 울렸다. 한국시리즈 2경기에 등판한 김광현은 1승1패 평균자책점 1.50으로 호투하며 우승반지를 끼었다. 특히 1차전에서는 김현수를 3차례나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MVP 시상식 역시 주인공은 김광현. 다승(16승) 탈삼진(150개) 2관왕에 오른 김광현은 94표 중 51표를 획득, 27표의 김현수를 제치고 최고 빛난 별로 선정됐다.
김광현은 지난달 22일 구단과의 1차 협상에서 팀 역대 최고인상률을 요구했다. SK 역대 최고인상률은 최정의 164.7%. 김광현의 지난해 연봉(4,000만원)에 이 같은 인상률을 반영하면 1억588만원이 나온다. SK는 전훈지에서라도 협상 테이블을 다시 차릴 예정이다. 김광현은 9일 일본 고지로 날아간다.
이번엔 웃는다-김현수
지난 시즌 타격 1위(0.357) 최다안타 1위(168개) 출루율 1위(0.454) 등 최고 타자로 발돋움한 김현수 또한 팀 역대 최고인상률을 구단에 요구했다. 김현수는 지난 성탄절 직전 구단과 만나 “인상률이 200% 이상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21타수 1안타(0.048)에 결정적 병살타로 눈물을 훔친 김현수지만, 정규시즌 성적만으로도 충분히 가치를 인정 받고 싶다는 입장이다.
200%는 임태훈이 기록한 두산 역대 최고 연봉인상률. 지난해 4,200만원을 받은 김현수는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1억2,600만원을 손에 쥐게 된다.
두산 관계자는 4일 “(김)현수와 이번 주 다시 만날 것이다. 큰 진통 없이 연봉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현재로선 김현수가 3라운드의 승자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지만 SK가 ‘김광현 자존심 살리기’에 나선다면 극적 역전이 이뤄질 수도 있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