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부산 해운대에 살고 있는 이예진(32ㆍ가명)입니다. 5년 동안 맞벌이를 하면서 모은 전 재산을 털어 얼마 전 20평대 아파트를 장만했습니다. 저축은 최근에 가입한 적립식 펀드(월 50만원 불입)가 전부입니다.
그런데 최근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던 회사가 정리해고를 단행했는데 불행히 제가 해고대상에 올랐습니다. 내년 봄 출산을 앞둔 맞벌이 부부라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한 것 같습니다. 당분간 육아에 전념할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남편(35세) 월급(공제 후 320만원)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한답니다. 아무리 아끼더라도 기본생활비를 감안하면 추가 저축여력은 최대 120만원 수준인데요, 이 돈을 어떻게 굴려야 할까요.
A) 경기불황으로 젊은 실직자가 늘어나고 있어 30대 ‘외벌이가족’ 재테크에 대해 문의해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단 직장을 잃었다고 지나치게 낙심할 필요는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한 사람이 집안 살림을 전담할 때 생기는 재테크 효과도 만만치 않거든요. 계획만 잘 세운다면 얼마든지 경기침체 국면을 슬기롭게 헤쳐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일단 문의하신 여유자금의 재테크 방안 중심으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30대 재테크의 원칙은 가족의 미래에 대해 밑그림을 그려보고 최대한 빨리 저축과 투자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흔히 30대에 반드시 시작해야 할 재무설계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내 집 마련 ▦노후자금 준비 ▦자녀 교육비 준비 입니다.
다행히 고객님의 경우 이미 내 집을 마련했기 때문에 남은 재무목표는 나머지 두 자금으로 압축됩니다. 그 밖에 외벌이 특성상 놓쳐서는 안될 재무목표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남편 유고시 필요한 생활 자금입니다. 재무목표가 정해졌다면 중요한 순서부터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그에 맞는 금융상품을 선택해야 합니다.
가장의 유고를 대비하라
최우선은 가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이나 실직에 대비한 보장 설계입니다. 주수입원인 가장의 사망은 가장 치명적인 위험일 뿐 아니라 가족의 붕괴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보장설계를 통한 ‘가족보장’은 재테크의 기초공사라고 합니다.
특히 외벌이 가정은 남편 수입에만 의존해야 하므로 보장설계가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이에 대비하는 가장 좋은 금융상품은 단연 종신보험입니다. 가입금액은 대개 연소득의 5배 수준이 적정합니다. 새로운 소득원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 및 곧 태어날 아기를 혼자 유치원에 보낼 수 있을 시기 등을 고려하면 최소 5년은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고객님의 경우 변액종신보험에 가입금액 2억원으로 설계하시길 권합니다. 이 상품은 최저보험금을 보장해 안정성이 높은데다 투자실적에 따라 보험금을 더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60세까지 납입하는 조건으로 가입하면 월 보험료는 약 30만원 정도인데 납입기간을 길게 할수록 저렴해집니다. 보험료가 부담스럽다면 ‘정기보험’도 고려할 만 합니다.
노후를 위한 연금보험은 하루라도 빨리
노후준비는 금액이 적더라도 일찍 준비하는 게 왕도입니다. 복리효과로 인해 한살이라도 젊을 때 준비해야 연금자산 파이를 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객님은 보유중인 주택을 역모기지로 활용하더라도 노후자금 부족이 예측되니 지금부터 개인연금으로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연금보험은 다양한 상품은 있으니 한 가지에 ‘올인’하기보다 2~3가지 정도로 나눠 가입하면 더욱 효과가 좋습니다. 우선 세제혜택이 있는 개인연금저축부터 챙겨보세요. 불입액은 매월 25만원 정도가 적당합니다. 연간 3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매월 50만원 정도를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변액연금보험에 가입하시길 권합니다. 변액연금보험이라고 해서 주식형만 있는 건 아닙니다. 금융시장이 불안한 현 시점에서는 일단 안정적인 채권형 펀드를 선택하고, 추후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할 때 주식형으로 갈아타면 좋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 임금 인상 등으로 여유자금이 생겼을 때 추가납입이 가능하고, 목돈이 필요할 때 중도에 자금을 인출해 쓸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6개월분 생활비는 긴급자금으로 비축
50~60대에 집중될 자녀의 교육ㆍ결혼자금은 이미 가입하고 있는 적립식 펀드를 활용하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적립식 펀드는 만기가 대개 3~5년 정도로 짧으므로, 만기가 되면 다른 장기상품으로 옮겨 본래 목적에 맞게 쓰일 수 있도록 꾸준히 관리해야 합니다.
추가저축여력 중 나머지 금액은 2~3년 후 목돈지출에 대비한 적금이나 가족의 건강보험 등에 쓰이는 게 바람직합니다. 또 부정기적인 상여금 등이 있다면 향후 주택확장이나 긴급예비자금으로 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긴급예비자금(비상금)은 일반적으로 6개월분의 생활비와 긴급의료비에 해당합니다.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정기예금 통장으로 관리하는 게 좋습니다.
박정범 교보생명 재무설계사(FP)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