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년간 공사 착수와 중단, 설계변경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표류했던 경인운하가 정부 재정사업으로 본격 재추진 된다. 3년 뒤인 2012년 경인운하는 서울 용산과 중국 동북 연안 사이에 4,000톤급의 선박이 오가는 서해안의 물류 통로로 재탄생 한다.
국토해양부는 5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경인운하 사업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재추진 되는 경인운하의 가장 큰 변화는 민간 투자사업에서 수자원공사가 비용을 조달하는 공기업 직접 시행 방식으로 전환된다는 점이다. 경인운하 사업은 1995년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되다 환경단체 등에서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면서 2003년 재검토 결정이 내려졌었다. 정부는 이후 민간사업자와의 계약을 해지(2004년)하고 법원조정을 통해 투자비(396억원)를 환급했었다.
새 경인운하 사업계획에 따르면 경인운하의 총 연장 길이는 18㎞. 이중 방수 14.2㎞는 이미 공사가 완료돼 있어 한강 방향으로 3.8㎞만 파면 한강과 서해가 이어지는 운하가 완성된다. 정부는 운항 수심(6.3m)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 방수로를 추가 굴착키로 했다.
경인운하의 폭은 기존 계획(100m)보다 좁은 80m로 줄어든다. 서해쪽과 한강쪽에 각각 들어서는 인천ㆍ김포터미널은 단순 화물하역 공간이 아니라 공원시설과 마리나 시설을 갖춘 첨단 터미널로 만들어진다. 인천터미널 내에는 108만㎡, 김포터미널 내에는 74만6,000㎡의 운하 배후단지가 새로 조성돼 화물창고를 포함해 분류ㆍ가공ㆍ조립시설, 유통시설 등이 들어선다.
경인운하를 횡단하는 교량은 총 12개로 이중 7개는 선박 통행을 위해 교각을 높인다. 또 운하의 남쪽을 따라 15.6㎞의 제방도로도 건설된다.
경인운하를 운항하는 선박은 당초 바다만 운항하는 2,500톤 급에서 바다와 강을 모두 다닐 수 있는 RS(River&Sea) 4,000톤급으로 상향 조정됐다. RS 4,000톤급은 길이 135m, 넓이 16m로 최대 25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한대)까지 화물을 적재할 수 있다.
정부는 경인운하 사업비로 2조2,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토지보상비 3,000억원은 국고에서 지원하고 나머지는 수자원공사가 자체 조달한다. 국토부는 3년 뒤 경인운하 사업이 추진되면 신규 일자리 2만5,000개와 약 3조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경인운하가 완공된 이후에도 매년 1,350명의 운영요원이 필요하다.
국토부는 부산의 화물을 경인운하를 통해 김포까지 수송할 경우에 현행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할 때에 비해 1TEU당 6만원이 절감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토부 관계자는 "경인운하가 완성되면 홍수 예방과 일자리 창출은 물론이고 화물수송 및 여객 관광사업으로 인한 부가가치가 엄청나다"며 "경제적 효과 외에도 운하 주변을 친수 공간으로 만들어 환경 보호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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