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과 신용경색으로 경영난에 신음하고 있는 중소 기업들이 대기업 등에 제품을 납품하고서도 절반 이상의 대금을 어음으로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 기업들로선 그 만큼 현금 확보가 어려워진 셈이다.
5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달 1,418개 중소 제조업체들은 2008년 4분기 판매대금 가운데 45.1%에 해당하는 대금을 어음으로 결제했다. 제품을 생산하고 납품한 뒤 현금 및 신용장(L/C),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 등 현금성 결제가 이뤄지는 비율이 54.9%에 불과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어음결제 비율은 2002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기존 최고 기록인 2004년 1분기의 43.7%를 1.4%포인트 웃도는 것이다. 1년 전인 2007년 4분기(36.4%)와 비교하면 8.7%포인트나 높아졌다. 또 지난해 1분기에 기록한 36.3% 이후, 2분기(38.1%), 3분기(39.5%)에 이어 4분기 연속 오름세다.
특히 대기업에 납품하는 협력중소제조업체들의 어음 결제 비율은 46.0%로 전체 평균치 보다도 높았다. 직전 분기인 작년 3분기(38.4%)에 비해선 7.6%포인트나 뛰었고, 2007년 4분기(39.3%)보다도 6.7%포인트 더 올랐다.
또한 중소기업이 손에 쥔 어음으로 실제 판매대금을 받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128.1일로, 4개월을 초과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내수 부진 등 경기 침체로 대기업의 자금 사정도 나빠지면서 중소 기업들에게 현금성 결제 대신 어음을 끊어주는 경우가 계속 늘고 있다"며 "은행 대출이 쉽지 않은 중소기업으로서는 당장 인건비와 자재비 등에 필요한 자금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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