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의 가전 신제품 동향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인 미국 CES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8일 개막하는 CES 참여업체가 크게 줄어들었다. 야후, 벨킨, 시스코, 시게이트 등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불참을 선언하는 등 참여업체가 지난해 3,000여개에서 올해 2,700여개로 줄었고, 관람인원도 예년 평균 14만명에 못 미치는 13만명에 그칠 전망이다. 이에 따라 CES 운영위원회는 각국 기업 및 언론사에 이메일을 보내 참석을 독려하기도 했다.
CES에 찬바람이 부는 이유는 두 가지. 우선 돈 들인 만큼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혁준 벨킨코리아 사장은 "수십만 내지 수백 만달러의 참가비를 내고 전시관을 꾸며도 그에 상응하는 마케팅이 일어나지 않는다"며 "1년 전 소정의 참가비를 미리 냈던 미국의 주요 IT업체들 중 아예 불참하거나 전시 규모를 축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삼성과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이 전시관 크기를 강조하는 반면, 마이크로소프트(MS) HP 등은 실속있게 소규모 전시관을 꾸리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한 해의 제품 동향이 경쟁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기 때문. 국내 전자업체 관계자는 "TV나 IT 주변기기 디자인은 베끼기가 쉽다"며 "그렇지 않더라도 제품 전략을 미리 공개해서 얻을 게 없다"고 말했다. 소니 필립스 등이 소수의 전략 제품에 집중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삼성전자는 550여개, LG전자는 450여개 제품을 공개한다.
때문에 업계에선 CES에 대규모로 참가하는 업체들에 대해 부정적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올해처럼 힘든 시기에는 무엇보다 실적에 신경써야 한다"며 "CES는 기업의 자기 만족을 높일 수 있을 지는 몰라도 실적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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