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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화점' 이렇게 봤다… 영화 블로거 4인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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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화점' 이렇게 봤다… 영화 블로거 4인 대담

입력
2009.01.08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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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관람불가에 상영 시간도 133분이나 된다. 더군다나 두 남자의 진한 프렌치 키스 장면만으로도 "남자 관객은 거의 포기했다"는 농담 반, 진담 반의 평가까지 들었다. 그러나 벌써 150만 관객이 봤다.

순 제작비 76억원의 대작임에도 소수 취향의 소재, 동성애를 끌어안은 파격적인 영화 '쌍화점'은 노골적인 남남상열지사 장면과 왕비와 왕의 남자가 펼치는 5차례의 질펀한 정사신 만으로도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블로그 전문 사이트 '미투데이'(me2day.net)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영화 애호가 김솔함(21), 김종수(31), 양성빈(31), 하자인(23)씨가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는 영화 '쌍화점'을 놓고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

■ 5차례의 정사신에 너무 야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나

김종수(종)-"나쁘진 않았다. 동성애 장면이 많이 부각되는 영화다 보니 이야기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남녀 간의 정사신도 여러 번 필요했을 것이라고 본다."

김솔함(솔)-"정사신이 너무 많고도 길었다. 다양한 체위를 보여줬지만 후반부서 맥이 끊기는 느낌이었다. 저렇게 길게 보여줄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다. 리안 감독의 '색,계'에선 야한 장면이 감정 이입에 도움이 됐는데 '쌍화점'은 지나치게 육체적인 면만 부각시킨다."

양성빈(양)-"왕비(송지효)와 홍림(조인성)이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정사신의 빈도를 높였다고 생각한다. 연출 의도가 보여 좋았다."

하자인(하)-"세 번째 정사신까지는 서로에 대한 감정을 조금씩 키워가는 왕비와 홍림의 심리를 효과적으로 보여줘서 좋았다. 그러나 그 뒤 둘이 연모의 정 운운하며 벌이는 정사신은 이해가 좀 안 된다."

■ 주진모와 조인성의 키스신 장면을 보고 느낀 점은

솔-"영화 볼 때 여기저기서 탄식이 흘러 나왔다. '왕의 남자'의 공길이는 정말 여성스러운 배역이지만 '쌍화점'에선 좀 우락부락한 남자 둘이 혀까지 섞으니 좀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그 뒤엔 특별한 장면이 없어서 동성애 영화치고는 좀 약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양-"동성애 장면을 보는 순간 만감이 교차하면서 얼어붙는 느낌이었다. 과연 톱 배우 둘을 통한 이런 식의 동성애 표현을 한국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동성애와 이성애를 섞은 점도 개인적으로 낯설었다. 오랫동안 살았던 뉴질랜드에서는 양쪽 모두에 모독으로 비쳐질 수 있어 이를 금기시한다."

하-"'로드무비'이후 가장 적나라한 남자간 키스신이다. 여자친구에 끌려온 남자 관객들은 참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동성애만 너무 부각시키면 이 영화의 한쪽만 보게 된다."

종-"평소 동성애에 대한 반감은 없었지만 이 영화에서의 표현은 좀 자극적이어서 거슬렸다. 두 남자의 진한 키스신을 꼭 보여줄 필요가 있었을까."

■ 여자 관객은 보는 즐거움이 더 클 듯하다.

솔-"영화를 보게 된 데는 일단 캐스팅의 힘이 컸다. 유하 감독이라는 점도 기대를 갖게 했다. 다만 조인성의 얼굴이 수염 자국이 아주 없는 꽃미남 얼굴이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양-"영화 초반부 홍림의 얼굴은 '어떤 면도기를 썼길래'라는 궁금증이 생길 정도로 너무나 깔끔하다. 후반부의 거무접접한 수염자국은 남자로 변모하는 홍림의 모습을 드러내려는 연출 의도라는 생각이 든다."

하-"영화를 같이 본 친구들은 조인성의 출연만으로도 표 값을 치를 만 하다 했고 표 값을 충족시켜줄 만큼 조인성의 몸매가 드러났다고 좋아했다. 한 친구는 조인성의 엉덩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영화라고 말했다."

솔-"조인성이 2년 동안 활동을 안 했으니 '쌍화점'을 보는 게 더더욱 가치 있게 느껴지는 듯 하다."

양-"소품과 의상 등만으로도 여자들이 좋아할 영화다. 그러나 왕비와 홍림의 정사신은 남자들을 위한 미끼인 듯하다."

■ 여자 관객을 위해 조인성의 몸을 부각시켰다는 지적이 있다.

양-"정사신서 왕비가 다리를 바닥에 그냥 뻗고 있다가 홍림의 몸에 반응하며 점점 다리를 홍림의 엉덩이쪽으로 올린다. 왕비의 변화된 심정을 담으려니 자연히 왕비가 홍림 밑에 있어야 하고 왕비의 노출이 덜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솔-"감독이 왕비 역할을 한 송지효를 배려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조인성의 몸을 여자 관객들에게 보여주려는 의도가 더 강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처음엔 송지효의 몸을 가려주려고 조인성의 몸을 집중적으로 비추나 보다 생각했다. 그런데 뒷부분서 송지효의 몸이 마구 노출되길래 '아까 왜 그렇게 찍었지'라는 의문이 들긴 했다."

솔-"조인성의 노출이 적었어도 흥행엔 큰 영향을 주진 않았을 거다. 워낙 티켓 파워가 강한 배우지 않은가."

■ '쌍화점'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종-"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다. 눈요기 거리도 있고 애절한 사랑 이야기도 있다. 내적인 면과 외적인 면 모두 만족시켜주는 영화다."

양-"주인공들이 각자 정체성을 찾아가는 아주 격한 성장드라마다."

솔-"진정한 사랑을 몰랐던 주인공들이 방황하다 첫 사랑에 눈 뜨는 사춘기 같은 영화다."

하-"주인공들이 서글픈 사랑을 통해 자기를 완성해 가는 영화다. 엉뚱한 이야기인 듯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사랑에 대한 투자를 잘못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왕이 한 남자를 찍어서 십 몇 년간 완벽하게 키웠는데 옆 여자가 순식간에 채가지 않나(웃음)."

● 댓글로 본 '쌍화점'

영화 '쌍화점'은 톱스타 조인성이 뒤태를 과감히 노출했다는 것만으로도 인터넷 게시판을 뜨겁게 만들고 있다. 여성 네티즌의 환호성과 남성 네티즌의 탄식이 곁들여진 촌철살인의 댓글들을 옮겼다.

-"송지효는 분명 전생에 나라를 구했을 것이다."(조인성과 베드신을 찍은 여배우에 대한 한 네티즌의 질투어린 표현)

-"새해 계획인 금연을 깨트린 영화다"(애절한 사랑이야기 때문에 담배를 다시 피게 됐다는 한 네티즌)

-"정말 충격적임… 에혀 괜히 봤다."(왕과 홍림의 키스신에 화들짝 놀란 한 네티즌)

-"조인성 팬분들 관람 자제해야 할 듯. 너무 잦은 관계 장면에 충격을…"(조인성의 지나친 정사신이 오히려 팬들에게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경고)

-"네가 감히 조인성을 원치 않아?"(왕후가 처음엔 홍림과의 동침 명령을 거부한다는 영화 내용에 격분한 한 여성 네티즌)

-"소개팅 하고 나서 이 영화 보지 마라. 민망하다."(영화의 노출 수위가 높아 첫 만남을 가진 남녀가 보기엔 부적절하다는 한 네티즌의 지적)

-"형님, 동서와 셋이서 결혼 12년 만에 첫 감상한 영화입니다. 아름답고 좋았습니다."(아이들 위주로 영화를 봐 왔다는 한 주부 네티즌)

정리=라제기기자

사진=배우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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