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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호씨 수사, LG그룹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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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호씨 수사, LG그룹 번지나

입력
2009.01.08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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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지난 연말 LG그룹 방계 3세인 구본호(34)씨 일가가 대주주로 있는 물류업체 범한판토스를 압수수색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업체는 처리 물량의 80~90%가 LG 계열사 물량일 정도로 LG그룹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어 검찰의 압수수색 배경과 향후 수사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검찰과 재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봉 욱)는 지난 연말 범한판토스 사무실과 이 업체 대표 여모씨 및 구씨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회계장부와 차명계좌, 각종 자료가 담긴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구씨는 범한판토스로부터 빌린 250억원 등을 이용해 레드캡투어(옛 미디어솔루션)를 인수해놓고 인수대금이 모두 자기 자금인 것처럼 허위 공시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가 지난해말 보석으로 풀려났다. 검찰은 지난해 진행된 서울지방국세청의 범한판토스 세무조사 결과 분석과 구씨에 대한 추가 조사 과정에서 비자금 조성 및 횡령 등 추가 범죄 정황을 잡고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재계에서는 수사가 LG그룹쪽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범한판토스는 연 매출액이 1조원대에 이르는데 이 중 80~90% 정도를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LG 계열사들의 해외 물류 아웃소싱 물량이 차지하고 있다. LG측에서는 지난해 7월 구씨 기소 당시 "LG그룹은 구씨나 범한판토스 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으나 재계에서는 이 업체를 사실상의 LG그룹 물류 자회사로 보는 시각도 있다.

대기업 계열사들의 현금이 순환하는 길목에 위치해 있다는 점 때문에 물류회사들이 비자금 조성 창구로 의심받아 왔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실제 현대차의 경우 물류 자회사인 글로비스를 통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검찰은 일단 구씨 등의 추가 개인 비리 혐의 규명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지만, 수사 과정에서 그 이상의 범죄 정황이 포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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