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지(11ㆍ청주 남성초 4)양은 설렘으로 요 며칠 밤잠을 설쳤다. TV나 사진으로만 보던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 설산을 직접 보고 그 곳에서 봉사활동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박양은 충북 청주지역 교사,학생 20명으로 꾸려진 '히말라야 오지문화 체험단'의 일원으로 8일 출국,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지역을 찾는다.
박양은 7일 "산속 빙하를 만져보고 네팔의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 재미있는 놀이도 해보고 싶다"며 "뭐든 그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고 유치원 때부터 갈고 닦은 태껸 실력도 보여줄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체험단은 20일까지 해발 3,000~4,000m에 자리잡은 안나푸르나 지역 두메마을 10여곳을 걸어서 돌며 그곳의 지리 문화 역사 환경을 두루 살펴볼 참이다. 한 고산족 마을에서는 작은 문화축제도 연다. 현지 주민들에게 제기차기, 닭싸움, 아리랑 등 한국의 전통문화를 선보이고, 고산족 특유의 문화를 배우는 자리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가는 길에 들르게 될 톨카, 란드룽의 초등학교에서는 네팔 학생들과 함께 축구도 하고 한국에서 가져간 학용품과 헌옷도 전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체험단은 한달여 전부터 헌옷 모으기 운동을 벌였다.
높은 지대에서 하루 8~10㎞를 걸어야 하는 강행군이지만 학생들은 자신감과 호기심에 가득 차 있다. 부모님을 졸라 참가한 변형준(15ㆍ청주 남중 1)군은 "눈처럼 맑디맑은 웃음과 마음을 지녔다는 히말라야 어린이들에게 배울 점이 많을 것 같다"고 했다.
체험단은 안나푸르나 남면 베이스캠프(해발 4,130m)에 도착해서는 한국 여성 산악인중 처음으로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고(故) 지현옥씨 추모제를 지내기로 했다.
청주 서원대를 졸업한 지씨는 1993년 에베레스트를 등반 이후 97년에는 세계 최초로 가셔브롬 2봉을 무산소 등반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씨는 1999년 안나푸르나 두 번째 등정에 나섰다가 하산 길에 실종돼 영원히 안나푸르나 품에 안겼다.
2004년부터 매년 1월 체험단을 이끌고 있는 박연수(45ㆍ충북산악구조대장)단장은 "이번 봉사 체험은 지현옥 선배 10주기를 맞아 더욱 뜻 깊다"며 "청소년들에게 불굴의 도전 정신을 심어주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청주=한덕동 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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