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울 마포구의 한 경로당에서는 매주 월ㆍ수요일 저녁이면 40, 50대 주부들로 북적거린다. 요가를 배우고 싶어 모인 15명의 여성들은 같은 지역에 사는 강사 김은영(49ㆍ여)씨의 친절한 설명과 배려에 가사와 육아 등으로 굳었던 몸과 마음을 마음껏 풀며 삶의 활력소를 되찾아 가고 있다. 생활체육지도자 등 관련 자격증 4개를 보유한 김씨는 "최근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었는데 구청이 마련한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강의도 하고, 많지 않지만 돈도 벌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2. 마포 관내 구 신공덕동 주민센터 내 '늘 푸른 작은 도서관'은 최근 주부들 사이에서 취업 문을 뚫는 창구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아동문학가이자 동화구연 8년의 경력을 자랑하는 강사 이연수(46)씨가 매주 수요일 진행하는 '동화구연 자격증반'에는 15명의 주부들이 꿈을 키워가고 있다. 수강생 대부분이 동화구연 초보들인 이들은 6월 동화구연대회 입상을 목표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이씨는 "동화구연가는 중년 여성들에게 알 맞는 직업으로 방과후 특기적성 교실 등 수요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라며 "주부들이 취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열심히 가르치겠다"고 말했다.
마포구의 '찾아가는 평생학습' 프로그램이 평생교육의 꿈을 실현시켜주는가 하면, 갈수록 어려워지는 취업난도 뚫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톡톡히 거두고 있다.
'찾아가는 평생학습'의 특징은 주민들이 배우고 싶은 테마를 정해 구청에 신청하면 주민들이 원하는 장소로 강사를 파견해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학습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데 있다. 특히 지역주민 가운데 일정 자격과 능력을 갖춘 주민들을 강사로 채용,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이 사업을 시작한 마포구는 관내 100여개 아파트 단지 부녀회 등을 대상으로 교육신청을 받았다. 그 결과 시니어 요가반과 동화구연 자격증반을 비롯해 통장복지사 양성반, 저학년 글쓰기반, 천연비누화장품 만들기반 등 현재 6개 모임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동네 구석구석을 손바닥 보듯 훤히 아는 통장들을 전문 복지사로 키워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내는 '통장복지사 양성반'도 인기다. 염리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이 프로그램은 매월 한 두 차례 치매, 알코올, 아동시설 등 분야별 사회복지 전문가를 초청해 다양한 복지이론교육과 토론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염리동 9통장인 박준현씨는 "알코올 중독 아버지에게 맡겨지는 아이를 돕고 싶어도 막상 어떻게 할지 몰랐다"며 "전문지식을 키워 어려운 이웃들에게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복지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와 함께 엄마들의 자녀교육을 위한 프로그램과 천연비누화장품 만들기 등 취미강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신영섭 마포구청장은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직장인과 실업자를 위한 직업능력 개발교육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기"라며 "프로그램 내용을 더욱 다양화하고 체계화해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찾아가는 평생학습' 프로그램은 5월까지 진행되며, 참여를 원하는 주민은 교육주제 등을 정해 동아리(최소 10명 이상)를 구성, 19일까지 구청에 신청하면 된다. 문의 (02)3153-8975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