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앰브로스 지음ㆍ박중서 옮김/뜨인돌 발행ㆍ816쪽ㆍ3만8,000원
미국이 독립국의 기치를 올린 지 30여 년이 채 안 된 1803년. 미국은 현재 영토의 3분의 1에 의지한 신흥국가에 지나지 않았다. 당시 제3대 대통령이던 토머스 제퍼슨이 자금난에 허덕이던 프랑스의 나폴레옹으로부터 루이지애나를 1,500만 달러라는 헐값에 매입했다고 공표하면서 미국은 대형국가의 기반을 다지게 된다.
제퍼슨이 사들인 루이지애나는 지금의 루이지애나주를 비롯해 아칸소, 텍사스 북동부, 오클라호마, 콜로라도 동부, 미네소타, 미주리, 캔자스, 아이오와, 네브래스카,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 몬태나, 아이다호 등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이었다. 눈깜짝할 사이에 미국의 영토는 2배로 넓어졌다. 루이지애나의 구입은 영토뿐 아니라 그 아래 매장돼 있던 막대한 양의 천연자원 확보를 의미하는 일대 사건이었다.
자신이 사들인 이 전인미답의 땅에 무엇이 있는지 제퍼슨은 알고 싶었다. 그는 비서였던 메리웨더 루이스 대위와 그의 친구인 윌리엄 클라크를 대장으로 한 원정대를 꾸려 1803년 7월부터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장정을 지휘한다. <불굴의 용기> 는 루이스와 클라크 원정대의 2년 반 동안의 탐험을 역사학자이자 전기작가인 스티븐 앰브로스가 재현한 책이다. 불굴의>
세인트루이스를 출발한 원정대는 모두 54명. 장장 8,000마일(약 1만2,875㎞)에 달하는 여정은 험난함의 계속이었다. 각지의 군부대에서 선발된 최고의 병사들과 숙련된 사냥꾼, 인디언 여성 통역자 사카가위아(미국 1달러 동전의 모델) 등으로 구성된 원정대는 미주리강 상류의 강한 물살이며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험로, 무시무시한 회색곰과의 싸움에 휩싸인다.
급기야 태평양을 향한 마지막 발걸음을 옮기던 원정대는 상상치도 못했던 로키산맥의 등장에 넋을 잃고 만다. 결국 그들은 1805년 11월 태평양에 도달, 미국 역사상 최초의 대륙횡단을 이뤘다.
책은 원정대의 흥미진진한 모험과 함께 미국 건국 초기 인디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인디언들은 때론 위협적인 존재이기도 하고 곤란에 빠진 원정대의 처지를 이용해 이득을 얻으려는 '나쁜 이웃'으로 묘사되지만, 결국 어려움에 부딪쳤을 때 결정적인 도움을 줘 원정대가 고비를 넘도록 하는 친구로 그려지기도 한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