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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계 "불황 넘어라" 묘책 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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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계 "불황 넘어라" 묘책 부심

입력
2009.01.08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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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경제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 것이냐 하는 고민은 클래식음악 무대도 마찬가지다. 지갑이 얇아진 관객들은 표 사기를 망설이고, 공연 주최측도 기업에서 협찬을 받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불황에 따른 매표 부진과 협찬 감소에다 고환율로 인한 제작비 상승까지 3중고가 겹쳐 새해 공연 제작 환경은 10년 전 IMF 구제금융 시기 이래 최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2월로 잡혀 있던 소프라노 제시 노먼의 내한 공연은 고환율을 못 견뎌 취소됐다. 내년 12월 한국 중국 일본을 순회하려던 빈 심포니 공연은 중국과 일본이 경제 사정 악화로 초청을 취소함에 따라 한국행도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연주자와 단체들도 관객 모으기가 어려워졌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국내 대표적인 클래식 공연 기획사들이 힘을 합쳐 공동 제작에 나섰다. 또 서울시향은 예술감독 정명훈이 직접 지휘하는 마스터피스 시리즈의 티켓값을 낮췄고, 금호아트홀은 저렴한 학생석을 늘렸다.

뭉치기 전략을 택한 기획사는 크레디아, 마스트미디어, 빈체로 3사. 각각 따로 준비하던 핵심 공연 3개를 '러시안 빅 3'라는 이름으로 묶어 공동 주최하기로 했다. 제작비와 수익을 똑같이 분담함으로써 손실 위험을 줄이고 마케팅 효과를 높이려는 것이다.

해당 공연은 크레디아가 유치한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 독주회(4월 2일), 마스트미디어가 초청한 플레트뇨프 지휘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 공연(6월 30일), 그리고 빈체로가 준비한 미샤 마이스키 첼로 독주회(11월 20일)다.

이들 3사는 '러시안 빅 3' 공연을 모두 볼 수 있는 패키지 티켓을 30%의 파격적인 할인율로 내놨다. R, S, A석에 한해 등급별 총 500세트를 1월 8일부터 2월 28일까지 판매한다. 예컨대 A석 패키지는 19만6,000원으로, 낱장으로 살 때보다 8만 4,000원이 싸다.

이창주 빈체로 대표는 "3사의 '러시안 빅 3' 공동 제작은 중견 기획사들이 공조해서 클래식음악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상생 전략"이라고 설명하면서 "따로따로 움직이는 것보다 공동 주최하는 것이 기업의 협찬을 얻고 홍보를 하는 데도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시향의 새해 '마스터피스 시리즈' 티켓은 R석 7만원, S석 5만원, A석 3만원, B석 2만원, C석 1만원으로, 올해와 비교하면 C석을 제외하고 등급별로 1만~3만원 내려간 금액이다. 서울시향은 "불황에 공연 보기가 부담스러워진 관객들을 위해 티켓값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성남아트센터의 1월 10일 신년음악회 티켓은 전석 1만원으로, 올해 같은 음악회 티켓가격 2만~5만원에서 크게 내려갔다. 성남아트센터는 앞으로도 제야음악회, 신년음악회처럼 대중적인 내용의 공연은 가격을 낮춰 더 많은 시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금호아트홀은 새해부터 기획공연 '아름다운 목요일' 시리즈의 학생석을 기존 41석에서 100석 정도로 늘린다. 자리도 뒷줄에 한정하지 않고 전체로 확대해 더 많은 학생이 더 좋은 자리에서 볼 수 있게 했다. 초중고생은 8,000원에 학생석을 살 수 있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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