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축년 새해 첫 날인 1일, 여야 간 물밑 조율 과정에서 일부 이견이 좁혀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촉즉발의 위기감은 어느 정도 누그러진 듯했다.
이날 여야 양측은 모두 지금까지의 강경일변도에서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은 “새해를 맞아 이명박 정권의 속도전과 법안 전쟁으로 무너진 국회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라는 명분을 앞세워 국회의장실 농성을 해제했다. 한나라당에서도 지도부를 중심으로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하는 기류가 이전보다 늘었다.
이를 반영하듯 여야는 2일 오후 한나라당과 민주당, 선진창조모임 등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담을 다시 열어 합의 도출에 나서기로 했다. 여야는 이날 각각 신년인사회와 단배식을 열고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을 다짐했다.
국회 본청 출입 통제도 계속됐으나 음식물 반입이나 당직자와 보좌진의 출입을 둘러싼 실랑이는 거의 없었다. 다만 정문 통제에 대한 민주당이 반발해 경위들과 민주당 당직자들 사이의 가벼운 언쟁 등 질서유지권이 발동됐음을 느낄 수 있는 일들은 곳곳에서 벌어졌다. 긴장감이 극에 달한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여야 모두 장기전에 대비하는 등 아직까지는 상황의 조기 매듭에 대한 기대가 크지는 않아 보였다. 한나라당에선 “민주당과의 합의가 가능하겠느냐”는 강경론이 여전히 다수였고, 민주당 역시 “임시국회 막바지인 5~7일이 고비가 될 것”이라며 결사항전 의지를 다지는 모습이었다.
신경전도 계속됐다. 한나라당은 쟁점 법안 조속 처리를 강조하듯 속도전을 역설했고, 민주당은 ‘MB악법’ 저지를 위한 결사항전의 의지를 다지는 등 무게중심은 여전히 달랐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은 국회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통째로 망가뜨리고 있다”(윤상현 대변인)고 비난했고, 민주당은 “정부 여당은 국민에게 과거퇴행적 길을 강요하고 있다”(최재성 대변인)고 쏘아붙였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박민식 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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