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3년 안에 빌보드 메인 차트에 이름을 올리는 게 목표예요. 실패하더라도 시간이 아까웠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일본에 이어 지난해 10월 미국 팝 시장에 진출한 가수 보아(23)가 12월 29일 열린 'SBS가요대전' 출연을 위해 잠시 귀국했다. 1년 6개월 만의 국내 무대였다. 30일 서울 압구정동의 한 레스토랑에서 만난 보아는 미국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동시에 오랜 객지 생활의 어려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클럽을 오가면서 팬들을 만나고 직접 음악을 알려야 하는 등 미국의 팝 시장은 정말 생소했어요. 완전히 신인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셈이죠. 미국은 일본보다 몇십배나 큰 무대잖아요. 거기서 성공하려면 완전히 그곳 문화에 젖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싱글곡 '잇 유 업(Eat you up)'으로 빌보드 핫댄스 플레이 차트에 오르는 등 미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보아는 올해 상반기 중 정규 앨범을 내고 본격적인 승부수를 띄울 예정이다. 29일 SBS 무대에선 이 앨범에 들어갈 곡인 '룩 후즈 토킹(Look who's talking)'을 처음 선보이기도 했다. "비트가 강한 클럽음악이 주를 이루는 음반이 될 것입니다. 발라드 곡은 없을 것 같고요. 특별히 예전과 다른 음악을 하느라고 힘든 점은 없어요. 목소리를 하나의 악기로 사용하는 미국 음악의 분위기가 신선하다는 느낌이랄까."
한국가수로서 미국 본무대 진출의 첫 스타트를 끊은 보아에게 부담스럽고 힘든 점은 한둘이 아닐 것이다. 팝 시장은 매우 보수적이어서 아시아의 작은 여가수에게 쌀쌀한 눈길을 던질 수 있고 언어의 장벽은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보아는 의외로 힘든 기색이 덜하다."미국인들이 제 겉모습을 처음 보고는 어떤 가수인지 예측을 못해요. 그러다가 무대 퍼포먼스를 보여주면 깜짝 놀라더라고요. 특별히 아시아인이라고 벽을 느끼진 않았어요. 큰 무대라고 떨리는 것도 없고요. 오히려 저에겐 오랜만의 한국 무대가 더 긴장되던 걸요."
데뷔 이후 계속된 외국 생활의 가장 큰 어려움은 '외로움'이었다고 보아는 말해왔다. 어느새 20대로 성장한 그에게 여전히 유효한 말일까. "사람이라면 다 외롭죠. 객지에서만 생활하니까 친구들도 없고요. 아직 이게 제일 힘들어요. 그리고 또래의 일들을 놓친 게 가끔 아쉬워요. 학창시절에 대한 것이죠. 함께 미국무대에 나와 있는 가수 세븐하고 종종 통화하면서 서로 격려하곤 하죠."
보아는 미국 생활 틈틈이 일본과 한국에서의 활동도 이어갈 계획이다. "마음 같아선 한국 들어온 김에 놀러다니고 싶죠. 그런데 정신없이 스케줄이 짜여 있으니 그러지도 못해요. 8년만에 처음으로 가족과 연말연시를 보내는데 뭘 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2009년도 참 바쁜 한 해가 될 것 같아요. 3월에 일본에서 베스트 앨범과 싱글을 내고 짬을 내 한국 무대에도 오르고 싶어요. 항상 국내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입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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