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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밑반찬과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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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밑반찬과 소

입력
2009.01.08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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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지상파 한 곳이 파업 중이었다. 파업 중임에도 ‘방송연예대상’은 거르지 않는 걸 보고, 방송연예의 시대임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슨 상을 줄 때인가, 시상자로 나온 예능인이 ‘밑반찬’이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그 말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수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는 했지만 수상 가능성이 제로에 가까운, 구색 맞추기로 거론된 사람. 서민은 모두가 밑반찬이다.

처해진 환경을 절실하게 끌어안고, 소박한 희망을 안고, 묵묵히 최선을 다하여 노동하지만, 상 받을 일도 스타가 될 일도 벼락부자가 될 가능성도 없는 사람들. ‘만들어서 오래 두고 언제나 손쉽게 내어 먹을 수 있는 반찬-젓갈 자반 장아찌’ 같은 사람들. 그렇게 밑반찬 대접을 받지만 우직한 소처럼 뚜벅뚜벅 걸어가는 사람들. 2009년은 소띠 해이다.

미국산 쇠고기의 판매 기세가 하도 등등해, 우리 소들 기분이 좋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한국인과 오랜 역사를 함께 한 정이 있어 우렁차게 빌어주리라. “서민들이여, 땀 흘린 만큼 행복하라!” 하지만 소들도 알기는 할 테다. 서민이 옛날 논 갈던 소처럼 힘껏 노력한다 한들, 정치 경제 남북평화 등의 큰 문제가 상식적인 상태로 균형 잡히지 않는 한, 밑반찬 신세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소설가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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