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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문화] 삶에 드라이브를 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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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문화] 삶에 드라이브를 겁시다

입력
2009.01.08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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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친구가 개원했던 병원을 접고 대학병원을 맡아 월급쟁이가 되었습니다. 불황의 여파이기도 하지만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자신이 개원한 작은 병원은 그 친구가 꿈을 펼치기에는 너무 좁았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커다란 병원 하나를 통째로 맡아 운영해볼 모양입니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경영을 맡은 새 병원은 그 동안 각종 시스템의 문제도 있었고, 여러 가지 복잡한 내부 문제가 얽혀 타성에 빠진 운영을 한 탓에 요즘 같은 경제난에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 조직에는 리더인 사람이 드라이브를 거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저의 조언이었습니다. 그럼으로써 이른 시일 내에 조직원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고, 정상화시켜 이익을 내야 합니다.

우리 삶에는 묘한 것이 있습니다. 익숙해지고 늘 하던 것은 이내 타성에 젖어 더 이상의 노력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면 노력하지 않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고, 익숙해져 결국은 스스로를 약화시키고 경쟁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탁구게임을 보면 펜홀더 그립의 공격형 선수가 강한 스매싱으로 공격을 하게 되면 셰이크핸드인 수비형은 받아 넘기기에 급급한 것처럼 보입니다. 이런 식으로 랠리가 계속되다 보면 공격하는 사람은 으레 습관적으로 공을 때립니다. 그럴 때가 수비 선수의 역공 기회입니다. 평범하게 받아넘기다 강공 드라이브를 거는 것입니다. 갑자기 빠르고 변칙적인 볼로 변화를 주어 상대방에 돌려보내면 상대는 예상치 못해 당황하며 실수를 해 점수가 나는 것입니다.

어느 수녀님 한 분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새로 들어온 수련수녀들을 지도하는 분인데 수녀가 될 정도의 품성과 적성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예외는 없다고 했습니다. 사람이기에 시간이 흐르면 수녀로서의 단정함과 신변의 정리나 자기관리가 흐트러지거나 느슨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예비 수녀들을 위해서 수련장 수녀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불시로 수련수녀들이 사용하는 방을 점검해 노랗고 빨간 스티커로 지적사항을 통보하는 것입니다. 버려야 할 것은 빨간 스티커, 정리해야 할 것은 노란 스티커를 붙이고 나오면 수련수녀들의 눈빛이 금세 초롱초롱해진다고 합니다. 적당한 긴장이 감돌아 조직이 더욱 활력을 띠게 됩니다.

대통령을 비롯하여 장관 혹은 각 단체의 장들이 수시로 자신이 책임지는 부서나 조직을 찾아 다니며 강공 드라이브를 걸어야 합니다. 예고 없이 불시에 찾아와 들여다보는 지도자의 눈길은 수많은 서면 지시와 탁상공론의 공문보다 더 빠르고 직접적이며 훌륭한 것입니다.

이것은 꼭 조직에서만 필요한 일은 아닙니다. 개개인의 삶에도 스스로 강공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필요가 종종 있습니다. 요즘과 같은 불황과 경제 위기는 나의 삶에 드라이브를 걸기 좋은 때입니다. 내 삶에 나태한 부분은 없는가? 타성에 빠져 있었던 부분은 없는가? 늘 그렇다고 무심히 넘어갔던 부분에 개선할 여지는 없는가? 스스로 살펴 자신의 삶을 불시에 점검해야 합니다.

온 국민이 자신의 삶에, 자신의 조직에, 자신의 가정 운영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어 체질을 개선하고 변화시켜 나간다면 우리는 그 어느 나라보다도 빠르게 경제난을 벗어날 수 있고, 건강한 체질의 경쟁력이 있는 국가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시간을 허비하고 물자를 낭비하는 부분, 쓸데없는 곳에 신경을 쓰는 부분들을 덜어내지 않으면 발전은 없습니다. 내 삶에 드라이브를 걸기 좋은 새해입니다. 복 많이 받으십시오.

고정욱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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