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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철렁' 멀티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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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철렁' 멀티플렉스

입력
2009.01.08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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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대형 영화관을 찾은 관객들이 직원들의 관리 소홀로 통로 없는 장소에 고립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지만 수천 명의 인구가 유동하고 있는 멀티플렉스가 얼마나 안전에 취약한지를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사고였다.

1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멀티플렉스 '문래 CGV'를 찾은 관객들과 이곳 직원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40분쯤 한 상영관에서 관람을 마친 관객 10여 명이 상영관 앞문으로 퇴장했다.

컴컴한 복도 끝에 있는 엘리베이터가 운행되지 않는다는 걸 확인한 이들은 비상계단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상영관이 있던 건물 4층에서 가장 아래층인 지하3층까지 모든 비상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관객들은 이 사실을 알리려 영화관에 전화했지만 녹음된 자동응답 메시지만 흘러나올 뿐 직원과 통화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겁이 난 관객들은 상영관 출입구로 되돌아가 안에서만 열리는 문을 마구 두들겼다. 어떤 사람은 119에 구조요청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상영관을 청소하던 직원이 인기척을 듣고 문을 열어줘 20분 간의 소동은 끝이 났다.

이들이 이용했던 상영관 앞문은 평소 출입구로 사용하지 않는 곳. 영화관 관계자는 "앞자리에 앉았던 일부 관객들이 뒷편 출입구 대신 이 문을 열고 퇴장하는 걸 직원들이 미처 제지하지 못한 것 같다"고 해명했지만 당사자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김모(35)씨는 "앞문에서 무전기를 들고 퇴장을 유도하는 직원을 보고 그쪽으로 나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관객은 "갇혔던 사람들이 항의하자 현장 매니저가 '아르바이트 직원의 실수'라고 해명하는 걸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가족들과 함께 곤욕을 치른 관객 김모(33)씨는 "비상계단에 출구가 없다니 말이 안된다"며 "달랑 비상등만 있는 계단에 갇혀 있다가 불이라도 나면 어쩔 뻔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영화관이 입주해 있는 '영등포 SK리더스뷰' 관리 직원은 "영화관을 제외한 다른 점포들이 문을 닫는 밤 8시 이후엔 해당 계단의 비상문을 모두 잠그고 있다"며 "사고가 일어난 만큼 적절한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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