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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어터진 사우디 극장/ 30년 만에 영화관람 허용…남녀 좌석 구분에도 '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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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어터진 사우디 극장/ 30년 만에 영화관람 허용…남녀 좌석 구분에도 '만원'

입력
2009.01.08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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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에 처음 해보는 극장 구경인데 무조건 가야지."

사우디아라비아에 때 아닌 영화바람이 불고 있다. 극장에 빈 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그 동안 금지해오던 영화 관람을 사우디 정부가 30년 만에 허용했기 때문이다.

AFP통신은 30일 "영화가 대중을 현혹한다는 이유로 30년 동안 극장의 영화상영을 금지했던 사우디 정부가 이 달 초 코미디 영화 <마나히> 의 상영을 극장 2곳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가했다"고 전했다. 사우디는 비디오와 위성TV 등을 통해 영화를 관람하는 것만 10년 전부터 허용해왔다. 이번에 영화 상영을 허용한 것은 영화 제작사 로타나 엔터테인먼트 그룹이 알 왈리드 빈 탈랄 사우디 왕자의 소유라는 점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영화상영 금지령이 풀린 남서부 항구도시 제다와 타이프의 극장은 영화를 보려는 관객이 몰려 연일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타이프의 상영관은 관객이 너무 많아 영화 상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관람료가 15리얄(한화 5,200원)로 비교적 싼 것도 사람이 몰린 이유다. 극장 관계자는 "하루 2회만 상영하고 있는데 상영 횟수를 늘려달라는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슬람 관습에 따라 남녀 좌석 구분은 여전했지만 영화를 즐기는 모습에는 구분이 없었다. 이 때문에 이번 영화 상영이 사우디 대중문화에 혁신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AP통신은 "남녀가 한 자리에 앉을 수 있는 극장의 영화 상영을 허용했다는 것은 엄격한 종교적 법규의 영향력이 쇠퇴한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전했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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