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기 침체의 한파가 우리 기업에도 몰아치고있다. '살아 남는다'는 것이 지상목표가 되어버릴 정도로 어려운 환경에서도 나눔 경영으로 꾸준히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기업들은 우리 사회의 희망이다.
이윤 추구가 당초 기업의 설립목적이라고는 하지만, 이들 기업은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기업가치를 한 차원 높은 곳으로 끌어올리고있다. 돈을 많이 벌기보다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 존경받는 기업이 되겠다는 노력 덕분이다. 유난히 춥게 느껴지는 2008년 겨울을 좀더 따뜻하게 만들고 있는 기업들의 연말 나눔 경영 이야기를 모아봤다.
■ 현대모비스/ 복지시설과 자매결연 '기쁨 공유'
이달 14일, 현대모비스 임직원 30여명은 경기 양주에 위치한 광명 보육원을 찾았다. 매주 토요일 마다 현대모비스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랑나눔 릴레이'의 일환이다. 이날 임직원들은 보육원 아이들과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고 노래와 춤 등 장기자랑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기업가치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현대모비스의 사회공헌활동에는 전 임직원들이 동참하고있다. 개인적으로 하기 힘든 봉사활동을 회사 동료와 함께 하면 동료애도 생기고 사회의 일원이 되어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된다는 보람도 느낀다.
현대모비스 임직원들은 물질적인 지원과 함께 몸으로 체험하는 사회봉사활동을 전파하기 위해 각 사업장 인근의 사회복지시설과 자매결연을 맺고 매주 이곳을 방문한다. 연말에는 전 임직원들이 위문품 전달, 연탄 등 각종 생필품 배달 등 다양한 연말 자원봉사를 하면서 나눔의 기쁨을 체험하고 있다.
최근 현대모비스 창원공장 임직원들은 지난해에 자매결연을 맺은 경남 창원 대산면 모산리 빗돌배기 마을을 찾아 마을대표에게 농기계 등의 기념품을 전달했다. 이 마을은 답례로 특산품인 서리태콩을 현대모비스 임직원들에게 선물했다.
■ CJ/ 10년째 사회공헌 전담부서 운용
올해는 CJ그룹이 사회공헌 전담부서를 만들고 사회공헌활동을 시작한 지 10년 째 되는 해였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기업은 사회공헌 예산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해 온 이재현 CJ회장의 지침하에 매년 CJ그룹의 사회공헌예산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2004년 77억원이었던 예산은 2005년 127억원, 2006년 352억, 지난해는 407억원으로 매년 크게 늘어났다. 또 경기불황이 예상되는 내년에는 올해 대비 10% 늘어난 450억원으로 책정됐다.
이 회장은 사회공헌활동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 22일 서울 청구초등학교에서 진행된 저소득층을 위한 김장 담그기 행사에 참가해 김치 9,000포기를 전국 공부방 35곳과 서울 중구 지역 저소득 소외계층 800가구에 전달했다. 이 회장은 "앞으로 매년 연봉의 10%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CJ그룹은 CJ나눔재단과 문화재단, 그리고 각 계열사별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한다. 자원봉사부터 소외계층아동을 위한 교육지원, 젊은 예술가 후원, 공연관람지원, 결식아동지원 등을 진행하고 있다.
■ 우리은행/ 저소득 가정 아동 지원 십시일반
우리은행 임직원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3년째 저소득 가정 아동 지원에 나섰다. 저소득 가정 자녀를 지원하기 위해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사랑의 열매)가 전개하는 '한 사랑 나눔 캠페인'에 직원들이 매달 1,000만원 상금을 모아 지원한다.
28일 우리은행은 서울 본점에서 이종휘 우리은행장과 박상권 우리은행 노조위원장, 이세중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장은 '한 사랑 나눔 캠페인 약정'행사를 했다. 저소득 가정 아동들의 방과 후 교육을 맡은 지역아동센터 지원을 위해 우리은행 임직원들이 매월 자율적으로 적립하는 '우리어린이사랑기금'을 통해 이달부터 매달 1,0000만 원씩 총1억2,000만 원을 1년간 지원하는 내용이다.
우리은행의'우리어린이사랑기금'은 2005년 5월부터 모든 임직원이 매달 급여에서 1만원 미만의 자투리 돈을 모아 결식아동 등 불우한 아동을 돕기 위해 마련한 기금. 월평균 500~600명의 어린이를 돕고 있으며, 향후 지속적으로 소외된 어린이들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특히 월평균 모금액만 5,600만원에 달할 정도로 직원 참여가 활발하다.
우리은행은 이와 함께 임직원들이 월급을 갹출해 우리사랑기금을 별도로 조성, 장애인 체육대회지원과 도서벽지 어린이 서울 초청행사 등을 지원하고 있다.
■ STX/ 다문화 어린이에도 '국경없는 사랑'
STX그룹은 연말연시 자원봉사축제인 'STX 행복주간' 행사를 통해 따뜻한 이웃사랑을 실천했다.
먼저 ㈜STX와 STX팬오션의 임직원 500여명은 2일부터 2주동안 30개팀을 구성, 다양한 활동을 폈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거주하는 저소득 가정에 연탄 1만장을 배달한 것을 비롯 사회복지관 무료배식, 독거노인 도시락 배달, 김장 담그기 봉사활동 등을 전개했다.
특히 STX그룹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함께 문을 연 국내 최초의 다문화 어린이도서관인 '모두'에선 국경없는 나눔 경영을 실천, 눈길을 끌었다. 경남에 위치한 STX조선, STX엔진, STX중공업 등의 계열사도 지역사회에서 사랑의 손길을 펼쳤다.
STX그룹은 복지재단과 장학재단을 통한 나눔 경영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06년 출범한 STX복지재단은 소외계층에게 무상으로 주택을 제공하는 '나눔의 집'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STX장학재단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육군ㆍ해군사관학교 등 9곳에 총 45억원의 발전기금을 전달했다. STX그룹은 이러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으로 6월 '2008 한국사회공헌대상'도 받았다.
서충일 ㈜STX 대외협력부문장은 "'행복주간'은 임직원들이 직접 땀을 흘리며 봉사의 참뜻과 나눔의 정신을 다시 한번 새긴 행사였다"며 "2009년 기축년 새해에도 '꿈과 미래가 있는 세상 만들기'를 모토로 다양하고 폭 넓은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현대카드/ 회원들과 함께 포인트 기부 동참
현대카드는 신용카드 포인트 기부를 통한 회원들의 사회공헌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회원들이 기부한 포인트와 자사의 지원금을 합해 이웃을 돕는 '사랑의 M포인트 기부 캠페인'이 그것.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펼치는 이 캠페인은 M포인트를 보유한 현대카드 회원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 현대카드 홈페이지 로그인 후 1,000포인트 단위로 기부할 수 있다. 현대카드는 회원들로부터 2,500만포인트를 기부 받으면 동일한 금액을 회사가 더해 지원하는 매칭 그랜트(matching grant) 방식으로 회원들의 기부에 동참한다.
2005년 12월부터 4년째 실시해 온 이 행사에서 고객으로부터 2,500만포인트를 기부 받는 데는 통상 40~45일이 소요됐다.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올해는 기간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12월 1일 이후 보름만인 15일 2,500만포인트가 모여 행사가 조기 종료됐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간편하게 온정을 나눌 수 있어 편리하고, 생활이 어려울수록 어려운 이웃을 더 생각하게 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태영 현대카드ㆍ현대캐피탈 사장은 크리스마스 이브였던 24일 재미있게 놀며 기부도 하는 사내 이벤트를 마련했다. 정 사장은 직원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사장실을 개방하고 3,000~5,000원의 자릿세를 받은 뒤, 동일한 금액을 더해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사내 사회공헌 담당 부서에 기탁했다.
■ 롯데백화점/ 고객사랑 → 이웃사랑 '상생 시너지'
롯데백화점은 상생경영과 나눔경영을 중시하는 이철우 대표이사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연말연시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봉사활동을 꾸준히 펼쳐왔다.
특히 19일부터 31일까지 롯데백화점 전점에서 따뜻한 체온(36.5℃)을 의미하는 3.605명에게 목도리용 털실 및 뜨개질 바늘을 무상으로 증정하고 목도리가 완성되면 고객 명의로 불우이웃에게 기부하는 등 12월 이웃사랑 봉사활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21일 정식 출범한 '롯데그린산타봉사대'는 12월부터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친환경 난방기구, 내복, 방한 용품 등을 기증하는 활동을 펼친다.
이밖에도 수도권 14개 지점에서 고객이 일정 금액을 기부하면 롯데백화점에서 2배 금액을 추가 기부하는 프로그램인 '더블매칭기부 이벤트'를 진행해 총 3,000만원의 장학 비용을 모을 예정이다. 또 6일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 나눔운동본부'와 함께 '사랑의 연탄배달' 봉사활동을 통해 소외계층 62가구에 연탄 1만2,400장과 쌀600㎏, 화장지 744롤을 제공했다.
롯데백화점은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을 위해 올해 사회봉사기금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빈곤가정 지원 사업과 다양한 봉사활동을 꾸준히 전개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정승인 마케팅부문장은 "그동안 고객들에게 받은 사랑을 다시 돌려줄 수 있도록 점별 지역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소외 받은 이들에게 온정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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