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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여왕 "왕실 사정 지인들에 말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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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여왕 "왕실 사정 지인들에 말하지 말라"

입력
2009.01.08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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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왕실 내 불미스런 일들이 계속 폭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궁직원들에게 함구령을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대중지 뉴스 오브 더 월드(The News of the World) 온라인판이 30일 전한 바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2세는 버킹엄궁을 비롯한 왕궁과 부속시설에서 일하는 200여명의 집사와 요리사, 청소 및 총무 직원 등에게 가족과 친구에게도 왕실 사정을 얘기하지 말라고 엄중 지시했다.

지시를 어길 경우 해고될 수 있다는 비밀유지 계약서에 서명하게 했고 왕궁을 떠날 때엔 개인적으로 보관하던 왕실 가족의 기념품이나 편지, 선물, 개인 일기 등을 모두 반환하도록 했다. 직원들은 왕실 인사들이 주는 단순한 '감사 메모'와 크리스마스 선물에 붙인 친필 꼬리표조차 가져갈 수 없게 된 것이다.

새로운 규제는 데이비드 워커 왕실 집사장의 서한을 통해 크리스마스 전에 직원 모두에 전달됐다. 직원들은 불쾌해 하며 반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박봉이어서 퇴직 후 기념품을 팔아 대박이 터지기를 기대해온 하급 하인들의 반감이 컸다. 한 왕실 고용인은 "부당한 처사에 맞설 것"이라며 "마치 비밀정보국 MI5에 있는 듯한 기분을 갖게 한다"고 언짢아 했다.

숨진 다이애나비의 집사이던 폴 버렐 등이 왕궁 직원의 입에 재갈을 물리게 된 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버렐은 왕실의 내밀한 사정과 몰래 복사한 편지들을 TV 등 대중매체에 팔고 책을 써서 2,500만 파운드(약 460억원)의 막대한 부를 얻어 여왕을 분노케 했다. 그는 다이애나비와 찰스 왕세자, 윌리엄 왕자의 사적 물품을 342점이나 몰래 훔친 의혹을 샀었다. 지금까지 왕실 시종들은 파문을 일으키지 않을 정도의 왕실 관련 가십을 친지들에게 넌지시 들려주는 것을 낙으로 삼아왔다.

지엄한 지시에도 불구하고 나이 든 일부 시종들이 비밀유지 계약서에 사인을 하지 않고 버티고 있어 서명자는 전체의 약 절반 정도라고 한다. 일각에선 여왕의 함구령에 최근 들어 번창하는 왕실 기념품 경매시장을 위축시키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얼마 전 다이애나비가 생전에 요리사 머빈 위철리에게 보냈던 엽기적 콘돔 카드는 1,300파운드(약 240만원)에, 여왕 모후가 피크닉을 위해 시종 빌리 탤런에게 진과 식전주 뒤보네를 부탁한 쪽지는 무려 1만6,000파운드(2,920만원)에 각각 팔렸다. 현재 왕실 가족 서명이 든 수백장의 크리스마스 카드가 인터넷 옥션에 매물로 나와 있는데 여왕과 다이애나비가 보낸 것은 5,000파운드를 호가한다고 한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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