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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룰라 마니아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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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룰라 마니아 열풍

입력
2009.01.08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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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아소 타로 내각의 지지율이 최근 22%로 추락했다는 보도다. 30%면 정권유지 위험선인데 10%대로의 추락도 배제 못한다니 아소 정권의 운명이 풍전등화다. 퇴임을 한 달도 남겨놓지 않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지지율은 20%대 초반.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30%선을 오르내리는 중이다. 갖가지 국내적 난제에 세계적 금융위기가 겹치는 바람에 세계 거의 모든 나라 지도자들의 지지도가 바닥을 기고 있다.

■ 각국 지도자들의 이 같은 수난 속에 거의 유일하게 룰루랄라 잘 나가는 지도자가 있다.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이다. 이달 중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국정수행지지도 71.1%, 개인지지도 80.3%를 기록했다. 버락 오마바 미 대통령 당선자의 요즘 지지도가 80%선에 이른다지만 집권 2년차 통산 6년째 재임 중인 룰라 대통령과 비교할 바는 아니다.

1990년대 이후 역대 브라질 대통령 중 최고 지지도는 40%대에 머물렀다. "브라질에 룰라 마니아 열풍이 휩쓸고 있다"는 언론들의 평가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요즘 브라질의 경제와 정치ㆍ사회적 안정 상태를 보면 룰라 대통령이 누리는 인기는 당연하다.

■ 1980년대 두 차례나 모라토리엄(외채상환 유예) 선언을 했고 1990년대에는 1,000%가 넘는 살인적 인플레로 신음하던 브라질이다. 막대한 자원을 갖고도 세계 경제의 지진아 취급을 당했다. 그러나 2003년 1월 룰라 대통령 취임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4~5%대의 경제성장에 물가안정, 중남미 제1위 투자 선호국. 취임 초 376억달러에 불과했던 외환보유액은 올 연말 2,100억 달러로 늘었다. 이른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셈이다. 세계 금융위기에 대한 룰라 대통령의 적절한 대처도 높은 인기의 한 요인이다.

■ 노동자 출신의 좌파인 룰라 대통령은 시장경제와 국가 주도의 개발 모델을 바탕으로 하는 실용주의 노선을 일관되게 걸어오고 있다. 역점을 둔 중산층 살리기와 빈민층 구제 정책도 주효해 정치 사회적 안정의 토대가 됐다. 야당을 국정에 끌어들이는 데도 열심이다.

남미국가연합 추진, 남미정상회의 주도 등 외교분야에서도 활약이 눈부시다. 지난달 정상회담을 가졌던 이명박 대통령과 룰라 대통령은 실용주의 면에서는 공통점을 갖는다. SOC투자를 중시하는 점도 비슷하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는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그게 20~30% 지지도와 80% 지지도 차이의 주요 요인이 아닐까.

이계성 논설위원 wk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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