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17개 상장 계열사의 주가는 올해 들어 29일까지 평균 36%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가 41.1% 하락한 것에 비춰보면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개별 계열사의 성적표를 들여 다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지수보다 훨씬 덜 떨어지면서 그룹 전체 성적을 끌어올린 '우등생'이 있는가 하면 주가 급락으로 그룹의 평균 점수를 끌어내린 '낙제생'도 눈에 띈다.
전자부문 계열사는 양호한 성적을 올렸다. 지난해 폭등 장에서 9.3% 하락하며 그룹 대표 선수로서 체면을 구겼던 삼성전자는 올 들어 18.3% 떨어지는 데 그쳐 코스피 지수보다 낙폭이 훨씬 적었다. 세계 최고의 수익성을 자랑하는 IT기업답게 불황에 강한 면모를 드러낸 것. 지난해 3.4% 상승에 그쳤던 삼성 SDI도 올해 과감한 구조 조정 등이 효과를 내면서 코스피지수 하락률 보다 훨씬 적은 16.8% 하락에 그쳐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7개 상장 계열사 중 성적이 가장 우수한 계열사는 에스원으로 불황에도 보안 서비스 수요는 꾸준히 늘어난 데 힘입어 6.2% 하락에 그쳤다.
반면 건설 부문과 중공업 등 굴뚝주는 낙제점을 받았다. 해외 플랜트에 주력하는 삼성엔지니어링이 53.5% 폭락한 것을 비롯해 건설 부문을 거느린 삼성 물산은 45.1%나 떨어졌다. 삼성중공업도 43.0% 폭락해 지수 하락률 보다 더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지난해 삼성물산이 134.9% 폭등하고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116.9%, 80.3% 등 초고속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 수요 등으로 호황을 누렸던 조선, 플랜트, 기계 업종 등 굴뚝주가 올해는 업황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삼성 계열사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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