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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농부, 검은대륙 일군다…아프리카에에 10만명 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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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농부, 검은대륙 일군다…아프리카에에 10만명 이주

입력
2009.01.01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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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서부 코트디부아르(아이보리 코스트)의 수도 아비장과 가까운 바오딩 마을.

이곳은 광활한 농토에서 튼실한 벼가 자라고 있어 기근에 시달리는 아프리카의 별천지라 할만하다. 주목할 점은 농사 짓는 사람들이 구릿빛 피부의 중국인이라는 사실. 중국 정부의 '농부 수출 정책'으로 집단 이주한 이들이 타고난 근면성과 앞선 농법으로 아프리카 대륙을 옥토로 바꾸고 있다.

나이지리아, 케냐 등 아프리카에 씨앗과 쟁기를 든 중국 농부들이 대거 이주해 농업 혁명을 가져오고 있다. 중국의 풍부한 농업 인력과 아프리카의 미개발 농지가 결합하면서 대륙간 상생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 외신에 따르면 2008년 현재 아프리카에는 약 10만명의 중국 농부가 집단촌을 이루며 농사를 짓고 있다. 중국 북부 하이베이(河北)성에서만 1만명이 코트디부아르, 수단, 짐바브웨 등 18개국으로 집단 이주했다. 중국 농부의 집단 거주촌 '바오딩(保定) 마을'이라는 고유명사가 탄생할 정도다.

바오딩에는 많게는 2,000명의 중국 농부가 모여 있는데 이들은 중국 대륙의 도시화, 산업화로 농토를 잃어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아프리카로 건너왔다. AP통신은 "중국인이 세계 인구의 20%에 이르지만 중국 내 경작 가능농지는 국토의 7%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코트디부아르에서 2년째 농사를 짓는 한 중국인 농부는 "연간 7,000파운드(약 1,300만원)를 벌기 때문에 중국에 있을 때보다 훨씬 풍족하다"며 "본토에 있는 가족에게 다달이 돈을 송금하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중국 농부가 아프리카에서 기반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타고난 근면함 때문이다.

인디펜던트는 "중국 농부들이 버려진 땅을 개간, 벼와 보리를 생산하는 것을 보고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경탄하고 있다"며 "원주민에게 중국 농부의 부지런함은 존경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코트디부아르는 해마다 40만톤의 식량 부족에 시달리면서도 그 동안 자연산 야자수 열매 등을 주요 식량으로 삼아왔다"고 덧붙였다.

물론 중국 농부의 성공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AP통신은 "중국 정부가 짐바브웨의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에게 무기를 제공하는 등 아프리카 각국의 독재 정권을 노골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 농부를 포함해 중국인 75만명이 아프리카에서 활동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중국의 미혼 농부 일부가 아프리카 여성과 결혼해 정착하고 있다"며 "중국인이 아프리카에서 새로운 인구 구성 세력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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