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기축년 새해, 그 첫 시작을 알리는 희망의 종소리는 누구의 손에서 울려 퍼질까.
12월 31일 밤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열릴 '제야의 종' 타종 행사에 참여할 인사로 추천된 11명의 삶은 모두 사람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하다.
이웃 봉사, 장기 기증 등 이들이 몸소 실천해 온 감동의 메시지가 제야의 종소리에 실려 퍼지게 된 것이다.
이문희(47·여·충북 영동읍)씨는 그의 이웃돕기 성금 덕에 20kg짜리 쌀 포대를 받은 사람들의 추천으로 이번 타종인사에 선정됐다. 농사를 쉬는 매년 9월~4월초 붕어빵 장사를 하며 틈틈이 500원짜리 동전을 모아, 한껏 뚱뚱해진 돼지저금통을 읍사무소에 기탁해 온 것이 7년 째다. 그는 "내가 어려웠던 시절이 생각나 한 푼 두 푼 모은 푼돈을 전달한 것 뿐"이라며 "내세울 일도 아닌데 추천한 사람들이 많다니 어쩔 수 없이 보신각에 오르게 됐다"고 겸손해했다.
다문화가정을 대표한 일본인 주부 나나우미 유코(38)씨에게도 타종의 기회가 주어졌다. 유코 씨는 한국인 남편(공무원)과 함께 세 자녀와 백내장으로 앞을 못 보는 시어머니를 돌보며 11년째 한국에서 살고 있다. 문화적 차이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힘들지만 신문배달과 화장품 판매를 병행하며 꿋꿋하게 살고 있는 유코 씨는 "제2의 모국인 한국에서 많은 사람과 좋은 인연을 맺으며 살고 싶다"는 새해 소망을 전했다.
새해에 서울대 사회과학대 09학번이 되는 이용준(18) 군은 자신의 간을 이식해 간암에 걸린 아버지의 목숨을 살린 사연으로 공개 추천을 받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어려운 환경에서 열심히 공부한 효자 고교생으로서 귀감이 돼 뽑혔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1973년부터 홀트아동복지회에서 위탁모 봉사로 142명의 아이를 돌보아 온 한국녀(63·여)씨, 2008 베이징 올림픽 배드민턴의 금메달 스타 이용대(20) 선수 등이 타종인사에 포함됐다.
이번 타종인사 선정은 12월 1~10일 서울시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추천 받은 526명 중 교수, 분야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심사로 최종 결정됐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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