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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범벅 시신 나뒹굴어… 가자 지구 폐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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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범벅 시신 나뒹굴어… 가자 지구 폐허로

입력
2009.01.01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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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동안 계속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가 처참한 폐허 도시로 변했다. 건물은 흔적 없이 사라졌고 회색 연기는 하늘을 덮고 있다.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투입, 분쟁이 확대되면 가자 지구는 눈 뜨고 볼 수 없는 생지옥이 될 게 뻔하다.

■참혹한 시가지, 탈출 러시

이스라엘은 하마스 보안시설물 등을 목표로 사흘간 공습을 감행했다. 이 때문에 이들 시설물 주변에는 화염에 그을리거나 피로 범벅이 된 시신이 시트에 대충 싸인 채 나뒹굴고 있었다. AP통신,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가자 지구에서 규모가 가장 큰 알 샤파 병원의 시체공시소는 서랍 1개당 시신 3구를 쌓아두고 있었으며 신원을 알 수 없는 시신 수십구는 공시소 벽 한편에 방치돼 있었다.

가자 지구의 팔레스타인 난민들은 이스라엘의 공습을 피해 이집트 국경으로 몰려들었다. 이 과정에서 이집트 국경 수비대와 충돌, 수비대 간부 1명과 피난민 1명 등이 숨졌다. 피난민은 가자 지구와 이집트 국경 사이에 광범위하게 구축된 지하땅굴로 이스라엘의 폭격이 집중돼 퇴로가 막히자 국경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목격자들은 이들이 국경을 뚫기 위해 폭탄을 터뜨리고 불도저를 사용했다고 전했다. 국경 4곳의 경계선이 뚫려 수백 명이 이집트로 넘어갔지만 국경은 4시간 만에 다시 봉쇄됐다.

■확산되는 갈등

28일 또 다른 팔레스타인 주민 거주지인 요르단 서안에서는 이스라엘군이 가자 지구 공습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향해 발포, 2명이 숨졌다. 서안 남부의 최대도시 헤브론에서는 하마스 지지자 수백명이 이스라엘 검문소를 향해 행진하며 시위하다가 팔레스타인 자치경찰의 위협사격으로 해산했다. 이스라엘 내 아랍계 주민들도 공습에 대한 항의표시로 학교와 시장 문을 닫았다.

■확전 가능성, 헤즈볼라의 움직임

레바논 내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비상경계령을 내리면서 긴장 수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이 2006년 레바논을 침공할 당시 로켓포로 반격하며 격렬하게 맞서 적지 않은 타격을 입혔다.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공조 가능성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만약 헤즈볼라가 가세하면 상황은 상당히 복잡해진다.

한편 AFP통신은 이스라엘이 지상군 출동 준비를 끝내 놓고도 투입을 미룬 채 사흘 째 폭격만 하는 것을 거론하며 이번 군사 작전이 상당히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마스 무장대원이 1만5,000명에 이르기 때문에, 지상군을 투입하면 이스라엘 역시 막대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유력 차기 총리 후보인 치피 리브니 이스라엘 외무장관이 미국 NBC 방송에 출연해 "가자 지구를 재점령하는 게 우리의 목표는 아니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정영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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