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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팔레스타인 대공습에 더 스산한 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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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팔레스타인 대공습에 더 스산한 연말

입력
2009.01.01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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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가 불안하면 흔히 전쟁이 난다. 스산한 세밑을 뒤흔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 자치지구 대공습은 오랜 경구를 먼저 떠올리게 할 만큼 느닷없다. 이ㆍ팔레스타인 분쟁에 이골이 난 안목에도 이틀 사이 300명 이상이 희생된 대공습은 갑작스럽다. 가자 지구를 장악한 무장정치세력 하마스의 로켓공격을 막기 위한 자위권 행사라지만, 1967년 중동전 이래 최대 규모 무력사용은 균형을 잃은 일이다. 이스라엘의 자제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사태의 원인으로는 두 가지가 지적된다. 첫째는 하마스가 지난 19일, 6개월 시한의 휴전합의가 종료되자 이내 이스라엘 지역에 로켓과 박격포 공격을 시작한 것이다. 이에 맞서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 축출"을 선언했다. 둘째는 2월 10일 총선을 앞둔 이스라엘의 노동ㆍ카디마 당 연립정부가 극우 리쿠드 당에 크게 뒤진 것이다. 이 때문에 단호한 안보의지를 과시, 열세를 만회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한 꺼풀 벗기면, 이스라엘의 치밀한 책략이 도사리고 있다. 이스라엘은 요르단 강 서안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누르고 주도권을 장악한 하마스의 기세를 꺾기 위해 가자 지구를 봉쇄, 생필품 공급을 차단하는 압박을 가했다. 하마스의 로켓 공격은 이에 맞선 투쟁의지의 표현일 뿐, 실제 큰 위협은 못 된다. 그런데도 대규모 보복에 나선 것은 2006년 레바논 남부 헤즈볼라 세력과의 전투에서 사실상 패한 치욕을 딛고, 주변의 적대 세력들에게 다시 힘을 보여 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이 부시 미 대통령에 비해 팔레스타인에 호의적인 오바마의 취임을 앞두고 미리 방벽을 쌓고 있다는 지적은 한층 주목된다. 오바마는 선거전 도중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옹호, 친 이스라엘 여론에 영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부시의 '이슬람 적대'등 일방외교를 탈피, 중동과 세계의 평화를 이끌 것이라는 기대는 여전하다. 특히 이슬람 권에서 그렇다. 중동 평화는 이스라엘과 특수관계인 미국의 선택이 좌우한다. 오바마의 책무가 더욱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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