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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기아인구 10억명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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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기아인구 10억명 넘는다

입력
2008.12.29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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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새 천년의 첫해인 2000년 9월 선진국 정상들이 특별 회담을 열고 “전세계에서 빈곤에 시달리는 사람을 2015년까지 1990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선언한지 8년이 지났다.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빈곤퇴치를 위한 국제 공조가 진행됐지만 당시 제시한 목표 달성이 전세계 경제위기 속에서 좌절될 위기에 처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28일 보도했다.

특히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전세계 기아인구가 현재 9억6,300만명을 웃돌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에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10억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FAO는 2007, 8년 2년 연속 기록적인 농산물 풍작을 달성했으나 기아 인구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결국 식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세계 빈곤계층의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기아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아 인구는 식량 가격이 2007년부터 폭등하면서 증가하기 시작했다. 올해 여름까지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그에 맞춰 밀과 옥수수도 1년 사이에 2배나 올랐으며 쌀은 무려 3배나 뛰었다. FAO는 국제곡물가격 급등의 주범을 바이오연료 산업으로 지목했다. FAO는 “4륜 자동차의 연료탱크를 한번 채울 수 있는 바이오연료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곡물이면 빈곤층 한 사람의 1년치 식량과 맞먹는다”며 “사정이 이런대도 연간 1억톤의 곡물이 바이오연료를 만드는데 사용된다”고 비판했다.

국제곡물 가격이 여름 이후 폭락했는데도 식량난은 해소되지 않고 있는데 그 이유 가운데 하나가 환율이다. 식량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의 통화 가치가 경제위기의 와중에 국제곡물 가격보다 더 많이 하락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곡물가격이 비싸진 것이다. 선진국의 경기침체 역시 중요한 이유다. 특히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는 개발도상국은, 선진국의 원자재 매입 기피 때문에 식량 구매력을 상실하고 있다. 가난한 나라의 주요 외화 수입원인 이주 노동자의 송금도 크게 줄고 있다.

국제원조의 감소 역시 식량난을 부추기는 중요 요인이다. 선진국들은 지난해 6월 식량위기 완화를 위해 123억달러의 국제원조를 약속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10억달러만 집행했다. 이 때문에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은 “국제원조가 증가하지 않는다면 새해 1월부터 빈곤층 식량지원 할당량을 줄일 수 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특히 아이티, 수단, 방글라데시 등 최빈국에 대한 식량지원은 3월부터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내년에는 곡물 생산량마저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식량 사정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 북미의 농민들이 곡물가격 하락을 이유로 경작면적을 줄이려 하는데다 빈곤국가 농민들은 종자 및 비료 구입비 등이 없어 경작을 포기할 태세다.

조셋 쉬런 WFP 사무총장은 “선진국 국민은 뉴욕 월스트리트와, 런던의 상업중심지 하이스트리트를 걱정하는 것의 반만이라도 ‘스트리트’ 조차 없는 나라의 가난한 이웃에게 쏟아주면 좋겠다”고 인디펜던트에 말했다. 쉬런 사무총장은 또 “선진국이 구제금융과 경기부양에 투입한 돈의 1% 정도라도 굶주리는 사람을 위해 나눠 달라”고 호소했다.

정영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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