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 감독 "내년 2군강등 각오해" 강경… 소속팀 무한경쟁 속 WBC합류 불가능
[스포츠한국] 대표팀의 ‘삼고초려’는 끝내 수포로 돌아갈 것인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차 엔트리에 포함된 이승엽(32ㆍ요미우리)의 팀내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분위기대로라면 이승엽의 대표팀 승선은 물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 하라 감독은 내년에도 이승엽이 부진할 경우 또 다시 ‘2군 강등’을 지시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스포츠전문지 스포츠닛폰은 28일 “최근 2년 간 타격 부진에 빠진 이승엽에 대해 하라 감독이 2군 강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하라 감독은 최근 “내년시즌 주전이 확정된 선수는 아베와 오가사와라, 라미레스 등 단 3명 뿐이다. 나머지 선수들은 무한경쟁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선전포고를 한 데 이어 이번에는 구체적으로 이승엽의 이름을 거론하며 따끔한 충고를 한 것이다.
이승엽에게 무한 신뢰를 보였던 하라 감독의 시선은 올시즌부터 서서히 바뀌었다. 이승엽은 지독한 타격 부진으로 100여일 동안 2군 신세를 졌고, 세이부와의 일본시리즈에서도 삼진을 12개나 당하는 등 하라 감독의 신임을 크게 잃었다. 특히 오가사와라의 1루 전향설까지 나오면서 1루 수성을 위해서라도 내년시즌 스프링캠프 때부터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안 그래도 이승엽은 대표팀 출전을 거듭 고사했지만 하라 감독이 직접적인 경고를 한 만큼 대표팀 발탁을 수락하는 ‘모험’을 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라 감독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승엽은 2할 타자가 아니다. 비장한 각오로 대한해협을 건너올 것”을 주문했다.
결국 지난 26일 발표된 WBC 2차 후보 명단에 포함된 이승엽의 결정에 ‘쐐기’를 박는 발언을 한 셈이다. 대표팀 김인식 감독은 박찬호(필라델피아)와 함께 이승엽을 32명의 엔트리에 포함시키며 마지막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요미우리에 협조 요청을 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지만 전적으로 구단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이승엽이 결정할 문제다. 이 상황에서 나온 하라 감독의 ‘경고’는 이승엽의 대표팀 출전 고민에 결정타를 날릴 것으로 보인다.
성환희 기자 hhsung@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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