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배 지음/따뜻한손 발행ㆍ208쪽ㆍ1만2,000원
<내가 스친 역사들> 은 40년 넘게 언론인의 외길을 걷고 있는 저자 박용배(69)씨의 자전적 역사체험기이자 인물평전의 성격을 띠는 책이다. 1964년 한국일보에 입사, 1997년 퇴직하기까지 정치부장, 사회부장, 부국장, 논설위원, 편집담당 상무와 일간스포츠 편집인 등을 지낸 그는 1999년 2월부터 지금까지 주간한국에 칼럼 '어제와 오늘'을 매주 집필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그 동안에 만난 격동의 우리 현대사 인물들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내가>
책은 김창열, 장정호, 박정희, 장기영, 장준하 등 실제 인물들의 이름을 제목으로 한 5부로 구성돼 있다. 박정희 편에서 저자는 박근혜 조희연 전인권 김성진 한상범 등의 저서를 토대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과를 객관적으로 살핀다. 월간 '사상계' 발행인을 지냈던 장준하의 생애도 그의 펜 끝에서 다시 살아난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돋보이는 부분은 언론인들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서문을 통해 "언론인이 쓰는 기사와 논평은 '사람들'에 관한 '역사들'이기에 언론인은 역사의 기록자"라고 규정하고 있다.
저자는 이 같은 관점에서 한국일보 창간발행인 장기영(1916~1977) 전 부총리, 장정호(1928~1972) 전 한국일보 사회부장, 방송위원장을 지낸 김창열(1934~2006) 전 한국일보 사장 등 한국일보에서 직접 인연을 맺었던 이들의 삶의 궤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공적인 부분은 물론 저자와 사적으로도 친밀했던 이들에 관한 기록은 한국 언론사의 이면까지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담담하면서도 디테일을 중시하는 저자의 문체에 실린 이야기들이 독자로 하여금 언론의 사명에 대해 다시금 성찰하게 만드는 것이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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