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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으로 치닫는 '법안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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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으로 치닫는 '법안 전쟁'

입력
2008.12.2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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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26일 한나라당의 쟁점법안 강행 처리에 대비해 국회 본회의장을 기습 점거, 여야의 대치가 일촉즉발의 극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점거를 ‘자해정치, 막가파식 쇼’라고 규탄하며 긴급의원총회에서 ‘법안 연내 처리’를 재확인했다. 여야가 대화와 타협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마주 달리는 열차처럼 물리적 충돌마저 불사하고 있어 세밑 정국은 파국으로 향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8시50분께 의원총회를 마친 뒤 잠겨져 있던 국회 본회의장 뒤쪽 비상계단으로 난 출입문을 열고 본회의장을 기습 점거했다. 민주당은 또 국회의장실과 문화체육관광방송위 등 그 동안 점거해왔던 3개 상임위도 최소한의 인력을 배치해 점거를 이어갔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이라는) 잘못된 판단을 하지 않도록 우리가 선제적으로 행동을 취한 것”이라며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모든 방법을 동원해 악법을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도 본회의장 점거 후 성명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인 국회마저 손아귀에 넣으려 하고 있다”며 “국민을 억압하고 현재의 위기를 심화하는 ‘MB 악법’의 상정을 온몸으로 저지하기 위해 최후의 수단을 다 동원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이날 중진의원 긴급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고 연내 법안처리를 위한 결의를 다졌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민주당은 폭력으로 국회운영을 좌우할 수 있다는 시대착오적 행동을 하고 있다”며 “이제 확고한 신념을 갖고 법안 처리에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탄핵 때처럼 끌려 나가는 모습으로 득을 보려는 자해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점거로 법안처리 시기가 며칠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당장 몸싸움을 하지는 않겠지만 해야 한다면 단 한번의 몸싸움으로 상황을 종료 시킬 수밖에 없다”며 물리적 제압 가능성도 시사했다. 한나라당은 연내 반드시 처리해야 할 법안 분류를 마무리하고, 30일 또는 31일을 처리 시점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사무처는 민주당의 본회의장 점거에 대해 “민주당이 열쇠전문가를 동원해 본회의장 출입구를 열고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날 본회의장 출입문 지문 채증 등 현장감식을 벌이며 수사에 착수했다.

한편 정 민주당 대표는 이날 중대제안을 27일 발표한다고 밝혀 해법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됐으나 이를 무기한 연기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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