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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용정보원과 함께하는 출발! 제2인생] 아파트 전기반장 정홍식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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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용정보원과 함께하는 출발! 제2인생] 아파트 전기반장 정홍식씨

입력
2008.12.2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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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식(62ㆍ사진)씨는 경기 구리시 토평동에 있는 우남아파트 관리실의 전기반장이다. 정씨는 이 곳에서 아파트 전기 시설의 유지와 보수 일을 한다. 세금 떼고 매월 정씨의 손에 들어오는 돈은 약 130만원 정도. 아내, 딸과 함께 경기 남양주시에서 살고 있는 정씨는 "이 정도 월급이면 그럭저럭 먹고 살만하다"며 허허 웃었다. 너털웃음 속에는 지금의 직장을 잡기 위해 겪었던 절망과 설움이 배어 있다.

정씨는 장애인이다. 그는 28년 동안 몸 담았던 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에서 2004년 정년퇴직 했다. 정씨는 1995년 차량 점검 일을 하던 중 화물열차에 치여 왼쪽 다리를 다쳤다. 장애 5급 판정을 받았지만, 불편한 다리는 직장 생활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정년 퇴직 후가 문제였다. 재취업을 위해 이곳 저곳 이력서를 냈지만 장애인이라는 현실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안좋더라구요. 더구나 저는 나이도 많아요. 장애인에 고령자를 어느 기업이 선뜻 채용하려고 하겠어요."

전략을 바꿨다.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쓰지 않고 이력서를 제출했다. 그렇게 서류는 통과했지만 그래도 문제는 남았다. "제가 걷는 게 장애 티가 나거든요. 합격됐다는 말을 듣고 면접장을 걸어나가는데 다시 불러 세우는 거에요. 걷는 모습이 이상해 보인거죠. 어쩔수 없이 장애인이라고 이실직고 했더니 '없던 일로 하자'는 말이 돌아왔어요."

그렇게 면접장에서 합격 통보를 받고 불과 몇 분 만에 또 다시 불합격 통보를 받은 것이 두 차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퇴직금은 아는 사람이 시작한 사업에 투자했다가 거의 몽땅 날렸다. 포기하고 싶었다. 심란한 마음을 다잡기 위해 나무조각 깎기를 시작했다.

"잡생각하지 않고 마음을 다스리는데 더 없이 좋은 취미였어요. 사람 형상 등 모두 200점 정도를 만들어서 집에 두거나, 아는 사람들에게 나눠줬어요."

재취업에 대한 의지는 강했지만, 마땅히 물어볼 곳도 없고 관련 정보를 얻을 데도 별로 없었다. 그러던 중 알게 된 곳이 바로 노동부 취업포털 고령자워크넷(senior.work.go.kr). 고령자 재취업에 관한 정보가 망라된 그 곳에서 정씨는 기술 자격증을 따야 재취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실감했다. 2007년 봄, 한국폴리텍대학 춘천캠퍼스 전기제어학과에 입학했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공부인만큼 열심히 했다. 전기기능사와 승강기기능사 자격증을 땄고, 2007년 12월5일 지금의 직장에 들어왔다.

"지금 일은 제 적성에 딱 맞습니다. 세상이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안 받아준다고 자꾸 집에만 있으면 될 일도 안 됩니다. 진취적으로 도전하면 일자리는 반드시 있습니다. '청년 노인'은 결코 남의 말이 아닙니다."

김일환 고용정보원 홍보협력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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