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언어 장애인인 백모(43ㆍ서울 동작구)씨는 최근 전셋집 계약만료일이 다가오면서 불안한 마음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말이 안 통하다 보니, 새로운 전셋집을 계약하기가 막막했기 때문이다. 그런 그에게 서울시 120다산콜센터 남상미(36ㆍ여) 수화상담원은 구세주나 다름없었다. 백씨의 어려운 사정을 전해 들은 남 상담원은 쉬는 토요일에도 부동산을 통해 이사 갈 집의 도배는 물론, 서류 작성 등 새로운 전셋집 계약을 모두 마쳤다.
백씨는 “120다산콜센터 덕분에 우리 가족이 포근한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다”면서 “부탁이 귀찮고 힘들었을 텐데 가족처럼 옆에서 도와줘서 감동을 받았다”며 고마워했다.
백씨로부터 집들이 초대를 받은 남 상담원도 “계약서를 받고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니 내 일처럼 좋았다”며 겸손해 했다.
#청각언어장애가 있는 한 할머니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손자만 보면 늘 마음 한쪽이 무거웠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싶어도 사용 방법을 몰라 손자에게 사랑을 표현할 길이 없었던 것. “사랑하는 ○○야, 오늘도 학교 공부 열심히 했니? 힘들었지? 고생 많았고 정말 사랑한다.” 할머니 대신 120다산콜센터 상담원이 보내 준 문자를 받은 손자는 “네!할머니 저도 사랑해요. 지금은 수업 중”이라는 답장을 보내왔다. 손자가 수화를 할 줄 몰라 대화마저 끊겨야 했던 할머니의 입가에는 어느새 흐뭇한 미소가 가득 번졌다.
각종 생활 민원 ‘해결사’인 120다산콜센터가 화상과 문자상담서비스를 통해 청각언어장애인들의 의사소통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120다산콜센터가 화상과 문자상담서비스를 시작한 올 6월 이후 이를 이용한 청각언어장애인은 모두 5,054명(화상상담 3,215명ㆍ문자상담 1,839명). 월평균 800여명이 이용한 셈이다.
상담 유형별로는 수화통역, 각종 서비스 신청ㆍ해지 등 생활편의 상담이 34.6%, 일자리 마련, 기초생활수급 등 사회복지 상담 25.4%, 세금, 여권, 행정서류 발급 등 시정일반 15%, 대중교통 노선안내 등 교통관련 문의 8.8% 등이다.
특히 화상 및 문자상담을 이용한 청각언어장애인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만족도 조사결과, 이용자의 91.7%가 120서비스에 만족한 것으로 집계됐다.
장애인들은 다만 일상생활 불편을 묻는 질문에서 43%가 대중교통ㆍ병원ㆍ관공서 등을 이용할 때 불편하다고 응답했으며, 12%가 장애인 편의시설 부족, 7%가 휴대전화 화상통화가 안 되는 것을 꼽았다. 이 밖에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바라는 점으로 장애인 일자리 확충(20%) 이 다수를 차지했고 새해소망으로 가족건강(39%)을 가장 많이 꼽았다.
서울시 황정일 고객만족추진단장은 “설문 조사결과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시정에 적극 반영해 청각언어장애인이 차별 없고 불편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내년에는 수화상담 서비스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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