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는 23일 국선변호인으로서 공무원임용 연령제한에 대해 위헌결정(헌법불합치)을 이끌어낸 심봉석(36ㆍ사시 44회) 변호사에게 첫 모범 국선대리인 표창을 했다.
심 변호사는 지난 5월 29일 당시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의 응시연령을 32세 이하로 제한한 공무원임용시험령 관련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아냈다. 3월에는 공개변론에도 나서 "국민에 대한 양질의 서비스는 나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능력에 있다"며 연령 제한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심 변호사는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시절, 행정고시를 준비하던 지인이 연령제한 때문에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불합리함을 느꼈고 올해 우연히 해당 사건이 자신에게 배당되자 적극적인 변론 활동을 펼쳐 헌재 재판관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2006년부터 헌재의 국선변호인으로 활동해온 그는 "헌재 국선변호 활동을 하면서 법조인을 준비할 때 생각했던'힘없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다'는 꿈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05년 사법연수원을 졸업한 후 일반 사선변호만을 해왔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이 때 아내가 국선변호를 겸임하며 공익활동을 해보라고 조언했고, 대학에서부터 관심이 있었던 헌법 재판에 나서게 됐다. 지금은 건설공제조합 사내 변호사로 활동하며 국선변호를 함께 하고 있다. 국선변호로 사건 당 53만원 정도의 수임료를 받을 뿐이지만, 현재도 태평양 전쟁 피해보상 규정 위헌 소송을 맡아 징용 등 국외로 나갔던 사람에 한해 보상토록 규정한 조항의 부당성을 연구하고 있다.
헌재는 앞으로 해마다 모범 국선대리인을 표창하는 한편 처우개선 방안을 마련해, 국선변호 제도를 장려할 예정이다. 헌재 사건 중 국선변호인이 맡은 사건의 인용(승소)율은 올해 2.5%(사선변호인은 8.1%)에 불과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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