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치러진 서울 대원ㆍ영훈 국제중의 2단계 개별 면접 전형 결과, 우려됐던 영어 평가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초등학교 교과 과정 이상의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다수 출제됐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 제기했던 사교육 유발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원중의 경우 40여분간 '나의 생각'이라는 주제로 A4 용지 한쪽 분량의 자기소개서를 작성케 한뒤 곧바로 인성면접과 학업적성 면접을 수험생 1명 당 각각 5분씩 치렀다. 면접관 2명이 수험생과 마주앉아 질문을 던지고 답을 하는 형태였다.
인성면접에서는 자기소개서와 생활기록부를 바탕으로 장래 희망, 봉사활동 경험 등 일반적인 주제들을 물었다. 또 '춥거나 비가 오는 등 날씨가 나빠도 봉사활동을 하겠는가',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 대한 의견을 말하고 초등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등의 주관을 명확히 드러내야 하는 문제들도 나왔다.
학업적성 면접은 난도가 한층 높았다는 평가다. 초등 교과 수준을 뛰어넘는 문제가 다수 등장한 탓이다. '척화파와 주화파에 대해 설명하고 자신은 어느 쪽을 따르고 싶은가', '나무를 심는 노인이란 책에서 노인이 심은 씨앗과 그 씨앗을 선택한 이유는' 등이 선보였다. 또 면접관이 <백범 김구> , <퀴리부인> , 그리스 신화, 외국 설화 등 여러 권의 책을 보여준 뒤 수험생이 읽어 본 책을 골라 관련 내용에 대한 질문을 하기도 했다. <오만과 편견> 과 같은 수준 높은 고전 문학도 질문 대상에 포함됐다. 학부모 김모(42ㆍ여)씨는 "다양한 독서뿐 아니라 책 한 권을 읽더라도 정독을 해야 막힘 없이 답변할 수 있는 문제가 많았다"고 말했다. 오만과> 퀴리부인> 백범>
영훈중은 모든 지원자에게 3가지 공통 문제를 냈다. '친구가 자기를 싫어한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았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국가 이름 12곳을 나열한 후 각자 기준에 의해 분류하고 그 이유를 말하라', '여러 개 단추를 분류한 뒤 기준과 다양한 이용 방법을 말하라' 등이었다. 12개 나라 가운데 가고 싶은 나라와 그 이유, 우리나라가 무역에 더 힘써야 할 나라 등도 추가 질문으로 나왔다.
이 학교 국제 전형은 면접관들이 영어로 질문을 던지기도 했으나 대원중에 비해 비교적 평이한 수준이었다.
이날 면접에는 1단계 서류심사를 통과한 대원중 591명, 영훈중 563명의 지원자들이 응시했다. 학교 주변 도로는 이른 아침부터 학부모들이 타고온 승용차들로 장사진을 이뤘으며, 자녀가 면접을 치르는 동안 눈을 감고 기도하는 학부모들도 눈에 띄어 대학수학능력시험장을 방불케 하기도 했다. 두 학교는 24일 면접 통과자를 발표한뒤 26일 3단계 공개 추첨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할 예정이다.
김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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