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대통령 탄생과 8년만의 정권교체라는 쾌거를 이룬 미국 민주당 정권이 정부 출범을 코 앞에 두고 자신들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느라 애쓰고 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고, 이는 고스란히 국정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당선자는 22일 CNN 방송에서 "국내에서는 걱정되지 않는데 국제적으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가 너무 커 걱정"이라며 "새 행정부에 거는 국제사회의 희망에 압도당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의 많은 지도자들과 접촉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우리가 약속한 가치를 정책으로 반영하는 미국 대통령에 굶주려 있으며 그런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의 발언은 국제문제는 이전 정권과의 확연한 차별화를 꾀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하기 때문에 자칫 새 정부의 대외정책이 오바마 정부의 신뢰도를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과도한 기대감에 대한 부담은 집권당이 될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경제가 조속히 회복될 것이라는 미 국민의 기대를 낮추느라 민주당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스테니 호이어 하원 원내대표는 "경제가 더 나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의회가 경기부양책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경기회복이 바로 되지 않을 수 있다"며 지나친 기대를 경계했다. 하원 세출위원장인 데이비드 오베이 의원도 부양책이 유일한 방안임을 강조하면서도 경기하강의 정도가 경기침체를 조만간 끝내기에는 너무 강하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수천억달러에 달하는 납세자의 돈을 쏟아 부으면서도 경제가 확연하게 살아나지 않을 경우 직면할 수 있는 결과를 우려하는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특히 2년 뒤인 2010년 중간선거를 벌써부터 염두에 두고 있다. 전통적으로 집권당은 중간선거에서 대부분 의석을 잃어온데다가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하고도 경제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을 경우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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