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중국이 미국의 지지부진한 경제개혁을 이유로 미국 국채 매입 중단을 경고했다.
중국 관영 차이나 데일리는 17일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가 전달에 비해 659억달러 증가, 10월말 현재 6,529억달러에 이른다는 발표에 맞춰 “중국이 미국 국채 매입을 늘린다고 해서 미국이 다른 나라의 돈을 빌려 금융위기를 해결하는 것을 용인하는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AFP통신이 이를 중국의 대미 경고로 해석하자 중국 언론도 앞 다퉈 중국측 경고를 비중 있게 다뤘다. 신경보(新京報)는 외국인 투자자가 10월 한달 동안 133억달러 어치의 미국 장기국채를 매도한 반면 단기국채는 1,474억달러 어치를 매수했다며 미국 장기채 매입을 꺼리는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차이나 데일리 등의 주장을 미국발 금융위기 발발 이후 처음 나온 대미 경고음이라며 주목하고 있다. 궈텐융(郭田勇) 중앙재경대학 중국은행업연구센터 주임은 “미국 새 정부의 경제개혁이 미진하면 중국은 미국 국채 매입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경고가 다목적 포석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외국이 매입하는 국채의 발행을 통해 위기를 모면하려는 미국이 제로금리를 선언, 채권국 이익을 해치려 한다는 불만이 담겨있다. 장기적으로는 미국 국채 매입의 매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보유 외환의 포트폴리오를 바꾸려는 의중도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국채를 담보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대두를 막고 현재 진행중인 자동차 빅3 개혁에 영향을 행사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가 빅3 또는 그 자회사 인수를 통해 자동차 산업의 성장을 꾀하려는 중국 자동차 업계의 이해를 대변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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