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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당선 1주년·취임 300일/ 각계 원로·전문가 충고와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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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당선 1주년·취임 300일/ 각계 원로·전문가 충고와 조언

입력
2008.12.2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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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 원로와 전문가들은 당선 1년, 취임 300일을 맞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그리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다.

한국정치학회 회장인 이정희 한국외국어대 정외과 교수는 "원인을 모두 정부 탓으로 돌리기는 그렇지만 이 대통령이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며 "외부 상황도 그를 도와 주지 않으면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게 일반적 평가"라고 말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이명박 정부가 제대로 일할 여유도 없이 촛불집회, 금융 위기 등에 끌려 다니다 1년을 보냈다"며 "1년간 이리저리 수습하기만 했지 인상적으로 한 일이 없어 특별히 평가를 할 부분도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내영 고려대 정외과 교수도 "사실 지난 1년 간 잘못한 일은 별로 많지 않은 것 같지만 문제는 국민이 원하는 것,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민이 정책에 실질적 공감대를 갖고 지지를 보내야 추진력이 실리는데 여전히 '믿고 따르라'는 식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1년 동안 혼란만 있었지 이명박 정부만의 인상 깊은 정치적, 정책적 성과가 없었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뉴라이트그룹의 간판 중 한 명인 박효종 서울대 국민윤리교육과 교수는 "처음에 MB가 법치를 강조해 기대가 컸지만 용두사미로 끝난 것 같다"며 "지난 1년은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노재봉 전 총리도 "1년을 보면 향후 5년 집권 구상을 알 수 있는데 국민은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으니 서둘러 시동을 걸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들이 지난 1년에 후한 점수를 주지 못한 이유는 뭘까. 우선 통합과 포용의 리더십 부족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이정희 교수는 "회사를 경영할 때는 10개의 사업 중 6, 7개만 잘해도 기업이 잘 굴러갈 수 있지만 국가 운영은 그렇지 않다"며 "여러 안건 중 몇 개는 못해도 다른 것만 잘하면 보상된다고 하는 이 대통령의 CEO형 리더십은 결국 밀어붙이기와 큰 차이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친이 친박을 아우르는 통합의 리더십이 전혀 안 보였다"(박관용 전 의장) "효율을 강조하는 CEO형 리더십을 펼치다 보니 정당과 의회에서 정치력을 발휘하는 모습이 부족했다"(박효종 교수)는 고언도 쏟아졌다.

소통 부족도 빠지지 않는 지적이었다. 이내영 교수는 "정부도 나름 좋은 의도로 정책을 추진했겠지만 압도적 대선 승리에 취해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끊임 없이 알아 보려는 자세가 부족했다"며 "미국산 쇠고기 파동도 국민과 정부의 인식 괴리가 컸기 때문에 사태가 확산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진욱 교수는 "정부가 민주적 룰을 상당 부분 파괴시켰다. 대통령이 촛불집회 때는 국민 앞에 두 번이나 사과해 놓고 상황이 종결되자 일방통행으로 돌아섰다. 지난 10년 간 쌓아 온 민주주의와 인권 옹호에 대한 노력도 퇴보했다. 정책에 반대하는 세력과 타협하고 대화하려는 의지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해법은 지난 시기의 잘못을 되새기며 교훈을 찾는 데 모아졌다. 박관용 전 의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인사 문제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고소영 강부자 내각' 등 인사 문제로 얼마나 곤욕을 치렀는가.

그 때 잘못이 두고두고 부담이 됐다. 또다시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된다. 연말연시 개각이다, 인사 이동이다 말들이 많은데 널리 전국의 인재를 구해야 한다. 전 정권이나, 친박 친이 상관 없이 능력 있는 사람을 골고루 등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박효종 교수는 "경제 위기 극복도 심리적 요인이 중요한 만큼 국민이 정치를 믿을 수 있도록 소통하면서 아우르고 가는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재봉 전 총리는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모두 책임감을 갖고 국정에 임할 수 있도록 조직을 빨리 재정비해야 한다"며 "교육 제도 개혁이나 공무원 사회 일신 등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 강조하던 내용을 말로만 외치지 말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희 교수는 "서두를 일과 야당과 타협할 수 있는 일을 선별하고, 치열하게 싸웠더라도 경쟁자를 국정의 동반자로 끌어 들이는 버락 오바마식 리더십을 되새겨야 한다"며 "기대를 접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다. 지난 1년의 문제점을 스스로 성찰해 돌파구를 찾는 이 대통령의 학습능력에 기대를 건다"고 당부했다.

정상원 기자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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