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동네 골목을 순찰 중에 있었던 일을 적어본다.
한 아이를 등에 엎고 딸과 함께 걸어오는 엄마와 내가 서로 교차하는 순간 아이엄마가 큰 목소리로"너 자꾸 투정하면 저 경찰 아저씨에게 잡아가라고 한다"며"아저씨 애 좀 잡아가세요" 라고 하자 아이가 놀란 눈을 뜨고 나의 얼굴을 보더니 이내 엄마 등뒤로 숨어 버리는 것이 아닌가. 나와 만나기 전 아마도 그 아이는 엄마의 말을 듣지 않았는가 보다.
그런데 갑자기 당당하게 걷던 내 모습이 작아지고 아이한테 뭐라도 잘못을 저지른 경찰관처럼 초라해졌다. 한참을 걸으며 생각을 하였다. 왜 어린아이에게 경찰관이 무조건 잡아가는 사람, 무서운 사람으로 보여 져야 하는가. 그것은 아마 우리 부모들이 일제시대의 일본식 '순사'에 대해 갖고 있던 인식을 아직도 아이들에게 그대로 옮기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대의 변화와 더불어 경찰도 개혁을 통해 군림하던 구시대의 경찰에서 새로운 시대에 맞게, 국민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본다. 경찰은 무조건 잡아가지 않고 법과 질서를 어긴 행위에만 경찰권을 발동한다. 우리 생활에 경찰이 어떤 일을 하며 왜 경찰이 필요한 지를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었으면 한다.
성영국ㆍ안양경찰서 호계지구대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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