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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오펄 드림'

입력
2008.12.2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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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개봉한 피터 카타네오 감독의 '풀 몬티'라는 영화를 기억하는가. 사회낙오자로 전락했으나 가장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옷과 함께 체면을 벗어던진 남자들의 이야기에 가슴이 진동한 적 있는가. '풀 몬티'를 아직 가슴에 품고 있는 영화 팬들이라면 '오펄 드림'은 감독의 이름만으로도 감동을 보증할 영화다.

환상 속의 두 아이와만 노는 어린 딸 켈리앤, 보석광산에서 일확천금을 노리는 아빠, 그리고 속깊은 오빠와 다정한 엄마로 구성된 단란한 가족이 뜻하지 않은 위기에 봉착한다.

딸의 상상 속 아이를 찾아주는 척하던 아빠는 이웃의 광산을 노린 도둑으로 몰려 재판에 회부되고, 아들은 집단 따돌림에 시달린다. 엄마는 일하던 가게에서조차 쫓겨난다. 설상가상으로 딸은 마음의 병에 시달린다. 과연 이 가족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불행은 가족이란 울타리의 바닥에 흐르는 엷은 불신을 매개로 커진다. 그리고 가족은 감당키 어려운 불행 앞에서 믿음의 마술을 발휘하며 행복을 되찾는다. 여동생의 환상을 무시했던 오빠가 동생의 환상에 동참하면서 사람들을 단절시켰던 편견의 벽이 허물어지고 삶의 작은 기적도 함께 일어난다.

모래밭에서 뜻하지 않게 주운 작은 보석 같은 영화. 드라마의 골은 깊지 않지만 사실과 환상이 서로를 껴안으며 추진력을 얻는 이야기 전개가 흥미롭다. 사면초가에 처한 한 가족의 훈훈한 고난 극복기는 관객의 목젖과 콧등을 시큰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영국 작가 벤 라이스의 소설 '포비와 딩언'(Pobby and Dingan)이 원작이다. 포비와 딩언은 켈리앤의 환상 속 두 친구의 이름. 전체관람가, 24일 서울 신문로의 예술영화전용관 미로스페이스에서 단독 개봉한다.

라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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