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3월 자살한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의 유족들이 19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부인 김선옥씨 등 유족들은 고소장에서 "남 전 사장이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를 찾아가 연임 청탁을 하거나 그 대가로 돈을 준 적이 없는데도, 노 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남 전 사장을 4차례나 지칭하며 이를 사실인 것처럼 말해 남 전 사장이 자살을 선택할 정도로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오히려 당시 건평씨와 처남 민경찬씨가 먼저 사장 연임을 도와주겠다며 공사수주와 병원 공사를 요구했다"며 "남 전 사장은 이들 요구에 어쩔 수 없이 민씨에게 3,000만원을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고소장 접수 후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건평씨 사건에서 남 전 사장이 건평씨에게 돈을 줬다는 보도가 나와 또다시 고통을 받았다"며 "이에 노 전 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했으나 아무 반응이 없어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엔 현직 대통령에 대해 고소 등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없었지만, 노 전 대통령이 이제 일반인의 신분으로 돌아가 형사상 소추가 가능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은 2004년 3월 11일 기자회견에서 "대우건설 사장처럼 좋은 학교 나오시고 크게 성공한 분들이 시골에 있는 별 볼일 없는 사람에게 가서 머리 조아리고 돈 주고 그런 일이 이제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 전 사장은 기자회견 2시간 뒤 한강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건평씨는 남 전 사장에게서 인사청탁 대가로 3,000만원을 받았다 돌려준 혐의로 기소돼 그 해 7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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