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판 전투를 벌인 끝에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에 18일 상정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는 어떻게 될까. 한나라당은 일단 상정된 만큼 연말 이전 본회의에서 통과될 수 있을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실력 저지를 할 방침이어서 실제 처리되기까지는 매우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한나라당의 연내 처리 의지는 매우 강하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19일 "외통위에서 왜 그렇게 비준안을 상정했는지 국민이 알아야 한다"며 "비준안이 올해 마무리되지 않고 내년 3월 춘투(春鬪)와 결합하면 한국사회는 큰 혼란을 겪게 되고 정말로 어려운 상황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올해가 지나면 정말 어려운 상황이 되는데 더 이상 한국 사회가 혼란으로 가지 않도록 한나라당이 연말까지 마무리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아울러 30일 본회의까지 처리를 마무리 짓는다는 내부 목표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권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상임위에 들어와 논의에 응한다면 연내 처리를 고집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막기만 한다면 연내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당의 생각대로 처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마디로 첩첩산중이다. 한미 FTA 비준안은 '외통위 전체회의 상정, 법안심사소위 회부 → 법안심사소위 심의ㆍ의결 → 외통위 전체회의 심의ㆍ의결 → 본회의 상정 → 본회의 의결'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 동의안이어서 일반 법률안과 달리 민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법사위를 거치지 않아도 되지만 이제 겨우 첫 관문을 지났을 뿐이다.
일단 홍 원내대표는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한번 더 '해머질'을 당하더라도 외통위 전체회의 의결을 성사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만큼 각오가 세다. 그러나 일각에선 민주당의 저지 방침을 감안하면 한나라당이 외통위 전체회의 의결을 건너 뛰고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한미 FTA 비준안의 본회의 직권상정을 건의하는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그렇다고 여당 내에 무조건 밀어붙이자는 기류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격한 충돌을 빚으면서 단독으로 통과시키기 보다는 상황을 좀 두고 볼 필요가 있다는 온건론도 존재한다. 민주당뿐 아니라 자유선진당까지 반발하는 것은 또 다른 부담이다. 그래서 연내에는 소관 상임위인 외통위까지만 처리하고, 본회의 처리 시점을 추후에 정하는 '단계적 처리론'도 거론되고 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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