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최근 10년 사이에 수학 논문 수가 2배 이상 늘어난, 세계적으로도 드물게 비약적으로 수학이 발전한 나라입니다. 2014년 국제수학자총회(ICM)를 유치하면 다른 수학 후발국들에게도 꿈과 희망을 주고, 국민들에게 수학의 중요성을 널리 알릴 수 있습니다."
ICM 유치위원장을 맡은 박형주(44) 고등과학원 계산과학부 교수는 18일 서울 교육과학기술부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제수학연맹에 한국의 ICM 유치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ICM은 4년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의 수학 학술대회다. 수학자 4,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수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 시상식이 함께 열리고 수학자들이 풀어야 할 난제들이 도출되는 큰 잔치다.
1900년 열린 제2회 파리 ICM에서 필즈상 수상자인 다비드 힐베르트가 발표한 문제를 해결한 과정이 곧 20세기 수학이었다고 할 수 있다. 110년의 역사 동안 아시아 국가로는 일본(1990년), 중국(2002년)이 개최했고 2010년 대회를 인도가 유치했다.
2014년 총회 유치전에서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브라질, 캐나다, 싱가포르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는 한 번도 총회를 유치하지 않은 남미 대륙에 속한 브라질.
박 교수는 "우리나라는 약 20억원의 예산을 들여 개발도상국 수학자 1,000명의 참가를 지원, 후발국에게 꿈과 희망이 되겠다는 메시지를 증빙할 계획"이라며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으로부터 이미 9억원의 지원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총회 유치시 정부가 30억원의 예산을 지원키로 하는 등 정부의 후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ICM은 비단 수학 학계에서뿐 아니라 국가 전체 차원에서도 상당한 파급효과를 갖고 있다.박 교수는 "1990년 일본 ICM에서 일본인 수학자 모리 시게후미가 최초로 필즈상을 받아 일본열도가 흥분에 휩싸였고 중국의 장쩌민 주석은 필즈상을 직접 수여, 이 상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켰다"고 말했다.
1966년 모스크바 ICM에서는 필즈상 수상자인 스티븐 스메일이 기조강연에서 당시 소련의 인권 탄압을 지적하면서 국제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국제수학자연맹은 내년 2월 실사단을 파견, 국가적 관심과 지원 실태를 둘러본 뒤 4월말 11인 집행위원회에서 개최지 단일 후보를 선정한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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